10대 남성이 자신의 체크카드와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사용됐다는 것을 알게 된 뒤 ‘복수’하겠다며 보이스피싱 인출책을 감금·폭행하고 수백만원의 금품을 뜯어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체크카드를 넘겨주겠다며 보이스피싱 인출책 조직원들을 불러낸 뒤 모텔에 하루동안 가둬 감금·폭행하고 350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안모씨(19) 등 4명을 검거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경남 창원시에 거주하는 안씨는 지난 6월초 대출을 해주겠다는 전화를 받고 자신의 체크카드를 보이스피싱 조직에 넘겼다. 안씨는 며칠 뒤 자신의 카드와 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쓰여 정지됐다는 은행 측의 통보를 듣고서야 자신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당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안씨는 이후 보이스피싱 조직에 ‘복수’를 다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안씨는 먼저 동네 후배와 직접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일했다. 인출책은 보이스피싱을 통해 대포통장에 들어온 돈을 인출해 주로 중국에 있는 ‘몸통’ 격인 총책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안씨와 후배는 ‘환전직원 모집’ 같은 광고를 보고 인출책 일에 자원했다. 그러나 안씨는 보이스피싱으로 받은 돈을 인출한 뒤 총책에 보내지 않고 본인들이 챙기는, 이른바 ‘먹튀’ 수법으로 총책에게 복수를 했다.
그러나 안씨는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인출책을 만나 직접 돈을 뺏어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동네 선·후배 2명을 더 모은 안씨는 지난 7월30일 보이스피싱 조직이 전화를 걸어 체크카드를 받아내려 하자 직접 전달해주겠다며 찾아갔다. 안씨 등은 현장에서 인출책 최모씨(20) 등 2명을 만났고, 이들에게 “보이스피싱에 가담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현금과 금반지 등 50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어냈다.
안씨 일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출책 2명을 모텔로 끌고 들어가 하루동안 감금하고 때렸다. 감금 도중 최씨에게 보이스피싱 총책이 “대포통장에 입금된 300만원을 우리에게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모바일 메신저로 남겼는데, 안씨 등은 이 돈마저 받아내고서야 둘을 풀어줬다.
안씨 일당의 범행은 최씨 등이 먼저 경찰에 붙잡힌 뒤에야 밝혀졌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최씨 등이 안씨 등에게 감금·폭행 당한 사실을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경찰은 페쇄회로(CC)TV 등을 통해 폭행·협박 사실을 파악해 안씨 일당을 붙잡았다. 경찰은 일당 4명 중 미성년자 1명을 제외한 3명을 구속한 뒤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폭행당한 보이스피싱 인출책 최씨 등 2명에 대해서도 보이스피싱으로 약 2000만원을 인출한 혐의(사기)로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안씨 등이 보이스피싱 인출책으로 활동했을 당시의 범죄 사실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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