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야권 유력 대선 주자로 부상하면서 여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거친 언사를 동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홍 의원이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언급하자 이 지사 측에서 홍 의원을 ‘성범죄 자백범’이라 칭했고, 이에 홍 의원은 “고발”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지사 캠프 전용기 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을 내고 “어제(10일) 홍 의원이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이 성질나면 막말은 할 수 있지만 쌍욕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돼서는 안된다’고 한 발언은 참으로 저급하다”며 “성폭행 자백범이 할 말은 아니지 않나”고 밝혔다. 홍 의원은 지난 10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이 시작되면 전국 유세장에 (이 지사) 쌍욕 사흘만 틀면 대통령 유세는 끝난다”며 과거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꺼냈다. 전 대변인은 “과거 장인어른을 ‘영감탱이’라고 욕했던 홍 의원이다. 부모를 욕하던 홍 의원이 부모 욕보이는 가족에 항의한 이재명 후보를 욕할 일은 아니다”라며 2017년 19대 대선 당시 조명됐던 홍 의원의 언행까지 끄집어내 공세를 폈다.

그러자 홍 의원은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측 대변인이 나를 또 성폭행 자백범으로 몰았다”며 “허위사실 공포로 선거법을 위반하고, 명예훼손을 했다는 혐의로 고발하고 그의 국회의원직이 박탈되도록 엄중 책임을 묻겠다”고 글을 썼다.

홍 의원은 다만 12일 오전에는 SNS에 “고소·고발로 응징하기보다는 국민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확전은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의원이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떠오르면서 이 지사와 홍 의원 간의 신경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그간 당내 경선에서 상대 후보 비방은 자제하면서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야권 대선 주자에 대한 공격은 이어왔다. 홍 의원은 이 지사를 ‘경기도의 차베스’라고 지칭하며 공방전에 불을 붙였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SNS에 두 후보 측의 주요 언행들을 적어놓은 뒤 “쌍욕하는 대통령이냐, 막말하는 대통령이냐, 대한민국 국민들은 축복받은 국민입니다”라며 비꼬았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