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5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끝난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대륙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러시아에게 2-3으로 역전패해 올림픽 직행 티켓을 놓쳤다. 그러나 정작 경기 후 화제가 된 건 러시아 수석코치의 몰상식한 행동이었다. 세르지오 부사토 러시아 수석코치는 경기가 러시아의 승리로 끝나자 ‘눈찢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대표적인 ‘동양인 비하 표현’이다.
한국 스포츠가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말에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한국 여자 선수들에 대해 타이거 우즈의 전 스윙코치로 유명한 행크 헤이니가 인종차별적 발언을 남겼다. 헤이니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US여자오픈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들에 대해 “6명의 이름을 대지 못하겠다. ‘리’(Lee)는 한 무더기 있다. 미셸 위는 다쳤고, 나머지는 아무도 모르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한국계 미국인 골퍼 미셸 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농담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당신이 부끄럽다”고 비판했다. 유명 골퍼들과 관계자, 골프 팬들까지 비판에 합세하자 헤이니는 공식사과문을 남겼으나 파문은 쉬이 가시질 않았다.
유렵에서 활약중인 손흥민(토트넘)도 인종차별의 타깃이 됐다. 지난해 10월 잉글랜드 프로축구 컵대회 경기를 마치고 퇴근하는 손흥민을 향해 “DVD를 팔지 않느냐”고 조롱했다. 이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불법 복사 DVD를 판매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대표적인 인종차별적 발언이다. 웨스트햄 구단은 문제의 팬의 신원이 밝혀져 체포된 뒤 지난 5월 벌금형을 받게 되자 그에게 ‘홈 경기장 출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에서도 한국 축구 대표팀을 향한 인종차별 제스처가 있었다. 한국이 조별리그 F조 최종전에서 독일을 꺾자,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한 멕시코의 축구 팬들이 눈찢기 세리머니를 소셜미디어에 남긴 것이다. 대부분은 이를 ‘한국에 대한 감사표시’로 알았다고는 하지만, 한국에 거주하는 흑인들이 ‘흑형’이라는 표현을 삼가달라고 하는 것처럼 상대가 원치않으면 인종차별 제스처는 삼가야 할 행동이다. 십수년간 러시아 대표팀을 지도하며 국제대회를 치른 부사토 코치가 문제의 세리머니를 “승리의 기쁨에 한 것이고, 상대를 비하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한 것은 그래서 공허하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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