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호의 타구가 한화 선발 데이비드 헤일의 오른 무릎을 통타하는 순간, 다시 한화에 암운이 드리우는 듯 했다. 김태균·양성우 등 부상 당한 주전 타자 여럿을 빼고 경기를 치르는 것도 모자라, 시즌 도중 영입했는데도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하던 외인 투수도 큰 부상을 당한 게 아닐까…
미래도 문제지만, 당장 눈 앞의 승부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헤일은 2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게다가 상대 투수는 15승으로 다승 선두를 달리던 세스 후랭코프. 남은 이닝은 많고 두산의 타선은 강했다. 두산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아보였다.
그런 우려 속에서도 승리를 거둔 건 한화였다. 한화가 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전에서 투·타의 조화 속에 선두 두산을 8-2 승리를 거두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한화는 헤일이 1회말 오재원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지만, 2회초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다. 무사 1루에서 이동훈이 2루 땅볼을 쳤으나, 두산 2루수 오재원의 1루 송구가 빗나가면서 1사 2루가 될 상황이 무사 1·2루가 됐다. 지성준의 희생번트 후 1사 2·3루에서 9번 오선진의 좌전 안타는 발빠른 2루주자 이동훈까지 넉넉히 들어오는 2타점 적시타가 됐다.
한화의 구상은 2회말 어그러졌다. 2사 후 김재호의 투수 정면 강습타구를 헤일이 파하지 못했다. 공은 헤일의 오른쪽 무릎을 맞췄다. 불행 중 다행으로 타구는 1루수 앞으로 굴절돼 스리아웃을 만들었지만, 헤일은 고통을 호소하며 움직이지 못했다.
하지만 한화가 걱정에 사로잡힌 시간은 길지 않았다. 3회초 정근우와 제라드 호잉의 연속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5번 이성열이 중전 안타로 한 점을 더 도망갔다. 이어 하주석의 2루 땅볼 때 3루주자 호잉이 홈을 밟아 점수는 4-1. 두산이 한화의 바뀐 투수 안영명을 상대로 연속 안타를 뽑고 외야수의 수비 실책이 겹쳐 1점을 추격했지만, 4회초 한화는 다시 도망갔다. 무사 만루의 기회가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안타를 때린 정근우 앞에 걸렸다. 정근우는 중견수 앞으로 뚝 떨어지는 안타로 주자 2명을 불러들였다. 6-2.
후랭코프는 안정을 되찾은 듯 5회부터 7회까지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하지만 한화의 필승조 역시 만만치 않았다. 헤일의 갑작스러운 강판에도 안영명이 3이닝을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냈고, 이어 박상원-송은범-이태양-정우람이 1이닝씩 이어던지며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한화는 9회초 제라드 호잉의 투런 홈런으로 8-2로 달아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랭코프는 시즌 3패(15승)째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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