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당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권역별 순회토론회는 첫날인 6일부터 열기를 내뿜었다. 당권 유력주자인 이재명 후보의 연설 때 당원들이 큰 소리로 호응했고, 박용진 후보가 이 후보의 선거 패배 책임론을 언급할 때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 8·28 전당대회 강원도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가 열린 강원 원주시 한라대 대강당 앞에서는 연설회 시작을 한 시간 앞둔 오전 9시에도 이미 각 후보 지지자들이 모여 후보들의 이름을 연호하고 있었다. 판세가 뚜렷하다고 평가받는 당대표 후보들보다는 최고위원 후보 지지자들이 더욱 크게 선거 구호를 외치고 공보물을 돌리며 지지를 호소했다. 최고기온 33도에 이르는 휴가철 날씨에도 지지자들은 후보들이 연설회 장소에 도착할 때마다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오전 10시 연설회가 시작되자 실내에는 약 500명의 당원들이 운집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2020년, 2021년 전당대회 권역별 순회연설회에서는 입장 인원을 최소화하면서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당원 일부는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들이 줄지어 들어설 통로 앞에 서서 후보들의 입장 모습을 담으려 했다. 도종환 민주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장을 필두로 후보들이 통로를 지나 단상 위에 설 때까지 당원들은 자리에 서서 후보들의 이름을 외쳤다.

 

 

당원들은 후보들의 연설에 뜨겁게 반응했다. 당대표 후보 중 가장 먼저 연단에 선 강훈식 후보가 “동료들의 덕을 보는 정치는 민주당의 정치가 아니지 않느냐”며 “이재명은 이래서 밀어내야 하고, 박용진은 저래서 쳐내야 한다면 민주당은 누구와 함께 정치한다는 것이냐”고 할 때 지지자들은 박수치며 환호했다. 반면 이어서 연설한 박용진 후보가 지난 6·1 지방선거 때 아깝게 패배한 후보들의 이름을 거명하며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셀프 공천에 대해 한마디 사과도 해명도 없다”고 하자 당원들은 날선 반응을 보였다. 통로에 벌떡 서서 소리를 지르는 당원의 모습도 보였다.

 

당대표 후보 중 마지막으로 이재명 후보가 등장할 때는 반대로 환호성이 앞선 두 후보에 비해 가장 컸다. 이 후보는 “이기는 민주당을 원하십니까, 유능한 수권정당 민주당을 원하십니까”라고 호응을 유도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장내가 한차례 크게 술렁이자 연설회 진행자는 최고위원 후보 연설회를 앞두고 “후보자 연설 중 격려와 박수는 얼마든지 좋으나, 야유와 비판은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고위원 후보 8명의 연설회 때는 후보에 따라 반응하는 목소리의 차이는 있었지만 고성은 없이 마무리됐다.

원주 |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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