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경선 투표가 3일 시작됐다. 당권 주자인 이재명·박용진·강훈식 후보(기호순)는 각자 ‘대세론’을 내세우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주장하고, 최고위원들도 ‘친이재명’과 ‘비이재명’으로 나뉘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혁신과 한국 사회의 미래 비전 등에 대한 논의가 부족한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강원·대구·경북권역 권리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투표를 실시했다. 온라인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해당 지역 권리당원들은 4~5일 전화 자동응답 방식(ARS)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민주당은 4일부터 제주·인천권역 온라인 투표를 시작하는 등 전국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투표에 본격 돌입했다. 국민 여론조사는 오는 12~13일(1차)과 26~27일(2차)에, 일반 당원 여론조사는 26~27일에, 대의원 투표는 전당대회 당일인 28일에 각각 실시된다. 민주당은 전국대의원 30%, 권리당원 40%, 일반당원 여론조사 5%, 국민 여론조사 25%를 더해 대표 1명과 최고위원 5명을 뽑는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지난달 31일, 당대표 후보들은 전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섰다. 당대표 후보들은 각자 대세임을 자임하고 있다. 전당대회 예비경선 전부터 돌았던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조어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받는 가운데, 박용진 후보는 ‘오대박’(오늘부터 대표는 박용진), 강훈식 후보는 ‘이대식’(이제부터 대표는 강훈식)을 각각 구호로 내세우고 있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친이재명’과 ‘비이재명’ 구도로 나뉘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후보들은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후보와의 인연을 내세우거나 이 후보의 일정에 함께 등장하고 있다. ‘비이재명’ 후보들은 이재명 후보의 최근 발언을 비판하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고영인 후보는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후보의 행보가 걱정된다. 토크콘서트라는 이름으로 지지자들을 몰고 다니는 모양새가 영락없는 팬 미팅이다”라며 “유력한 대표 후보가 노골적으로 자신의 세를 통해 지도부를 계파 싹쓸이하려 한다면 당원들과 국민들이 어찌 우려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 후보의 ‘세몰이’를 비판하면서 견제를 위해 자신을 지지해달라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경선이 ‘어대명’과 그에 대한 반발 구도로 진행되면서 정작 민주당의 미래, 수권정당으로 보여줘야 할 정책 대안은 실종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도 ‘계급 배반 투표’나 ‘당원 비난 플랫폼’ 등의 신중치 못한 발언으로 논란을 낳고 있고, 다른 후보들도 그에 대한 비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 당대표 후보 강원권역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대선 때 후퇴했던 ‘기본소득’을 꺼내고, 박용진 후보가 ‘사회연대 정당’, 강훈식 후보가 ‘수권정당·대안정당’ 등을 언급한 정도다. 한 초선 의원은 “전당대회가 과격화된 당원들과 그들의 팬심을 이용한 경쟁으로만 흘러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