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출장 소회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우리가 시장경제 질서 안에서 서비스 정신으로 행정을 잘하는 줄 알았더니,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이 더 잘하더라. 당분간 직원들에게 이 말을 자주 할 것 같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출장 소회를 이렇게 전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24일 프랑스 파리에 들러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 등 일정을 소화한 뒤, 지난달 28일부터는 중국 충칭과 베이징을 차례로 방문했다.

오 시장은 이날 들렀던 베이징 시내의 한 공원의 정돈된 모습, 그 안에서 일상을 즐기는 베이징 시민들의 모습을 인상적인 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제가 상상했던 베이징과 완전히 다른 베이징을 봤다”며 “서울시가 시민들의 여가를 위해 정원을 굉장히 열심히 만든다고는 하는데, 베이징이 우리보다 더 열심히 잘하더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충칭에서는 지하철을 타며 지상역 승강장에 설치된 냉·난방 휴게실도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어떻게든 끌어올리려는 중국 지방정부의 노력이 민주주의 국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며 “오히려 위민정신은 생각보다 더 컸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과 베이징, 도쿄가 서로 교류하면 서울시민의 삶의 질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중·일 수도의 이름 영문 앞글자에서 따온 ‘베세토’(BeSeTo) 외교 복원 의지도 밝혔다.

오 시장은 지난달 30일 인융 베이징시장과의 면담 때도 “세 도시가 협력을 복원해 교류하고 상호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인 시장은 “오 시장의 방문이 한·중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적절한 때 서울 방문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10년 전에는 ‘베세토’라는 말이 자연스러웠는데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다. 교류를 제안하는 것도 생경해졌다”며 “지난해 도쿄 방문에 이어 이번 베이징 방문으로 중단됐던 세 도시 간 교류가 진전되는 상황을 만들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6월 도쿄를 방문해 서울시장-도쿄도지사 간 교류를 8년 만에 재개했고, 이번 베이징 방문으로 서울-베이징시장 간 교류를 6년 만에 했다.

오 시장은 지난달 국민의힘에 한동훈 대표 체제가 출범한 뒤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 독대를 두고 “새로운 지도체제가 출범한 후에 해야 할 일들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며 “(독대는) 바람직한 만남이었다. 당정 협의가 훨씬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발족한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가 출범하면서 최고위원회의 참석, 대통령과의 간담회 계획을 밝힌 것을 두고는 “저는 (발족) 전날에 프랑스에 출국했기 때문에 아는 바가 없다”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당 지도부를 견제하려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에 각 지역이 요청할 행정적인 필요가 있는 게 아니었나 짐작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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