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영하. 두산베어스 제공

 

30일 수원 KT전에 선발등판한 두산 이영하는 지난 6월1일 수원 경기 부진을 여전히 잊지 못했다. 4이닝 13실점으로 부진하고, ‘벌투 논란’까지 일었던 경기였다.

이영하는 이날 7이닝 3안타 1실점으로 두산의 3-1 승리를 이끌고 시즌 13승(4패)을 딴 뒤 “그 때 맞은 것들을 ‘복수’하겠다는 심정으로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6월1일 경기와 이날 경기는 결과 외에도 대비되는 점이 많았다. 이영하는 최고시속 155㎞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초반부터 힘차게 꽂았다. 6월 경기에서 가장 지적받았던 점은 1·2회 전력을 다하지 않았던, ‘어설픈 완급조절’이었다. 이영하는 “오늘처럼 던지는 게 맞는 것 같다. 힘을 조절한답시고 1·2회 전력으로 투구하지 않았다가 그날도 많이 맞았었다”며 “주변에서도 초반부터 힘껏 던지는 게 좋다고 말했고,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초반부터 전력 투구하는 게 맞다”고 했다.

초반부터 힘을 썼는데도 7회까지 속구 구속은 시속 150㎞에 근접했다. 이영하는 “솔직히 오늘 마운드에선 내 투구수가 얼마인지 모른채 던졌다”며 “7회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했고, 2사 3루 상황에서 타자를 상대할 때는 있는 모든 것을 다 쏟아부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영하는 실제 장성우에게 속구를 던져 파울팁 삼진을 이끌어냈고, 저도 모르게 주먹을 불끈 쥐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이영하는 “범타 처리되는 공인가 했는데 헛스윙을 이끌어내 저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왔다”고 했다.

이영하는 호투의 밑거름이 된 팀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3회 슬라이딩하며 타구를 잡아낸 좌익수 김인태에 대해 “인태형이 제가 등판할 때 잘 쳐주고 또 좋은 수비 해주면서 많이 도와줬다”며 “오늘도 그 호수비 덕에 탄력받고 더 좋은 투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을 리드한 포수 박세혁에 대해서도 “평소 세혁이 형이 투수들을 위해 많이 연구해준 덕에 선발도, 불펜도 잘 던질 수 있었다”며 “그 덕에 우리 팀 타자들도 살아나고 팀이 최근 상승세를 탈 수 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영하는 “10승을 한 뒤 후반기에 조금 아쉬운 결과를 남겼는데, 최근 컨디션이 올라왔다”며 “트레이닝 파트가 컨디션을 잘 관리해 준 덕이다. 앞으로 남은 경기 모두 승리를 따내겠다는 각오로 던지겠다”고 말했다.

수원|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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