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해 감사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1 회계연도 결산 보고를 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감사원이 22일 유병호 사무총장의 행동강령 위반 여부에 대한 특별감찰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 총장이 과거 ‘(강민아 감사원장) 대행의 말을 듣지 말라. 내 지시만 따라라. 뼈를 발라버려라’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 총장이 공공기관 감사국장 시절 직속 과장인 김모 과장 등 5명이 ‘유 총장이 행동강령을 위반했다’고 최 원장한테 신고 또는 고발장을 접수했나”라고 묻자 “신고서가 접수된 걸로 알고 있다. 행동강령 위반이라는 내용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유 총장은 2020년 공공기관감사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감사를 이끌었다. 이후 지난 1월 감사연구원장으로 밀려났다 지난 6월 사무총장에 임명돼 감사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총장 취임 직후 지난 정부 당시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평가 개입 의혹 감사가 ‘봐주기 감사’로 부당하게 이뤄졌다며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감찰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특별감찰팀은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전 정권 공공기관 평가 잘못을 덮어줬다는 혐의로 김 의원이 언급한 김 과장 등 공공기관감사국 간부 및 감사관 5명에 대한 감찰을 벌였다. 감사원은 지난 7월 이들 5명을 직위해제하고, 업무용 PC도 압수하는 등 고강도 감찰에 착수했다. 김 의원이 언급한 신고는 김 과장 등이 당시 국장이었던 유 총장이 책임이 있음에도 내부 감찰을 지휘하는 것에 반발해 접수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신고는) 공기업 경영평가 실태감사를 하면서 행동강령을 위반했다라고 하는 내용”이라며 “어떤 조치를 취했나”라고 묻자 최 원장은 “그 문제는 그 전에 직원들에 대한 조사의 필요성이 있어서 특감반을 편성을 해서 조사를 하고 있었다. 아직 시간이 좀 걸린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에서 공개한 감사원 내부 신고 자료. 국회방송 갈무리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최 원장을 향해 감사원의 내부 감찰이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신고가 있고 나서 김 과장을 포함해 직원들을 1시간 동안 만난 적 있지 않나. 엄정한 감찰을 약속했나”라고 물었다. 최 원장이 “그렇게 약속했다”고 답하자 박 의원은 “그런데 그 이후에 아무런 진행되는 게 없다는 게 제보자의 이야기”라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또 “김 과장이 보고서를 낸 건 최 원장이 오기 전에 강민아 감사원장 대행이 있을 때였는데 컴퓨터도 다 가져가고 포렌식도 다 하고 했는데 아무것도 안 나온다. 추가적인 조사가 지금까지도 없다고 했다”며 “자기가 허위 공문서를 작성했으면 직속 상관인 당시 공공감사국장이었던 유병호 총장도 당연히 공모자이거나 최소한 방조 혐의는 있을테니 (내부 감찰의) 지휘 배제를 해 달라, 직무에서 배제해 달라고 얘기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제보자의 말을 빌려 유 총장이 당시 김 과장 등에게 당시 ‘강민아 대행의 말을 듣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김 과장이 강민아 대행한테 ‘이 감사는 제대로 된 감사가 아니다. 직접 기재부를 상대로 조사를 해야 하는데 변죽만 울리고 있다’고 하니까 당시 유 총장이 하는 얘기가 ‘대행 말 듣지 마라. 내 지시만 따라라. 뼈를 발라버려라’라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가 확인해 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향후 유 총장에 대한 감찰 계획에 대해 “지금 서류 검토들을 면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중간보고를 받았다”며 “(유 총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 총장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문재인 정부에서의 감사 업무에 대한 압력 여부와 관련해 묻자 “특정 감사 사항에 대해서는 외부적으로 오만가지 그런 너저분한 압력도 분명 있었다고 보고 있다”며 “요하고 민감한 감사 같은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여기서 감사명을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외부적 요인도 많이 느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부에서의 무슨 압력은 제가 받아본 적이 없다”고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