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0일]‘부상 투혼’ 펜싱 전희숙·구본길 나란히 ‘금’ 사냥

ㆍ전, 여자 플뢰레 개인전서 2연패
ㆍ남 사브르 오상욱 ‘은’ 나눠가져

손목 부상 딛고서 전희숙이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승리해 금메달을 확정한 뒤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자카르타 | 연합뉴스

금메달을 향한 한국 펜싱 대표들의 열정은 그들이 안고 있는 부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컸다. 경기 도중 부상을 입으면서도 투혼을 발휘해 전날 노골드의 아쉬움을 씻고 20일 남녀 개인전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플뢰레 세계랭킹 14위 전희숙(34·서울시청)은 이날 자카르타 컨벤션센터 펜싱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중국의 푸이팅(세계랭킹 39위)을 8-3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몸이 성치 않은 채로 결승을 치렀다. 주로 쓰는 왼손목에 불편함을 느낀 탓에 3회전 도중 경기가 중단된 상황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전희숙의 투혼은 그때부터 발휘됐다. 경기 종료를 약 1분 앞둔 상황에서 한 점을 앞섰고, 쫓기는 상대의 잇단 공격을 역이용해 점수를 8-3까지 벌렸다. 푸이팅은 경기 막판 레드카드를 받을 정도로 무너졌다. 2014 인천 대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전희숙은 아시안게임 2연속 금메달을 확정한 뒤 한국 관중석으로 들어가 태극기를 흔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도 한국은 부상 투혼 끝에 금·은메달을 나눠 가졌다. 구본길(29·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오상욱(22·대전대)을 결승에서 만나 15-14로 꺾고 아시안게임 3회 연속 금메달의 위업을 이뤘다.

금메달은 놓쳤지만 험난한 준결승을 거쳤기에 오상욱의 은메달도 값졌다. 오상욱은 준결승전에서 세예드 알리 에스마엘리자데흐 파크다만(이란)에게 10-13까지 뒤져 패색이 짙었다. 막판 추격으로 14-14까지 따라붙었지만 왼무릎의 불편함을 호소하며 피스트에서 내려와 누웠다. 의료진의 치료를 받았으나 자칫 막판 추격이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오상욱은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해 상대방을 몰아붙여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한국은 21일 남자 플뢰레, 여자 에페 개인전에 이어 22일부터 시작되는 각 종목 단체전에서 당초 목표였던 금메달 8개에 도전한다.

태권도 김태훈 ‘금’ 태권도 경량급의 강자 김태훈(24·수원시청)이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아시안게임 태권도 겨루기 첫날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딴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자카르타 | 김기남 기자

한편 세계 태권도 경량급의 최강자 김태훈(24·수원시청)은 겨루기 경기 첫날 남자 58㎏급 결승에서 니야즈 풀라토프(우즈베키스탄)를 24-6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땄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54㎏급 금메달을 목에 건 김태훈은 한 체급 올려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해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카르타 |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