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판을 흔들고 있는 ‘황교익 논란’이 수습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 ‘친일 발언’을 두고 충돌한 이낙연 전 대표가 19일 황씨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고, 황씨도 이 전 대표에 대한 과도한 비난을 인정했다. 이해찬 전 대표까지 나서 황씨를 위로하자 경기관광공사 후보자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해온 황씨도 자진 사퇴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다만 이번 논란의 본류인 황씨 인사를 두고 이재명 경기지사 측은 이 지사의 전반적인 인사 문제 논란으로 확대될까 우려하고 있다. 경기도청·산하기관 정실인사 의혹이 제기됐고 나아가 ‘이재명식 인사관’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황교익 발(發) 리스크’는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황씨가 이낙연 캠프에서 친일 프레임을 걸었다며 사과를 요구한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희 캠프의 책임 있는 분이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사과했다. 황씨는 즉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가 이낙연 전 대표에게 짐승, 정치생명, 연미복 등을 운운한 것은 지나쳤다”고 밝혔다.
이해찬 전 대표도 이날 황씨에게 연락해 “문재인정부 탄생에 기여한 분이다”면서 “이번 일로 마음이 많이 상했으리라 생각한다. 정치인들을 대신해 원로인 내가 대신 위로드리겠다”고 전했다고 이해식 민주당 의원이 밝혔다. 황씨는 이후 SNS에 “이낙연 측에 끝없이 사과를 요구했는데, 뜻하지 않게 이해찬 전 대표의 위로를 받았다. 문재인정부의 성공은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로 확인되어야 한다”며 “함께하는 길을 찾겠다”고 남겼다.
황씨의 거취도 주목된다. 황씨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YTN 인터뷰에서 “자진 사퇴는 없다. 임명권자인 이재명 지사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의 입장 표명과 이해찬 전 대표의 위로 이후 SNS에 “내일(20일) 오전까지 입장 정리해 올리겠다”고 밝혔다. 자진사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낙연 전 대표 측과 황씨의 극한갈등은 마무리되는 모양새지만 이 갈등의 배경인 황씨 인사를 두고선 여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 캠프에선 이 지사의 인사가 검증대에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황씨 인사 논란 이후 경기도 및 산하기관의 다른 인사에도 여론이 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이 지사의 ‘측근 챙기기 인사’ ‘정실 인사’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지사가 대통령으로 선출될 경우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까지 나온다. 문재인 정부 내내 제기돼 온 인사 실패 논란이 이재명 정부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는 견해이다.
이 지사 캠프는 이날 황씨 거취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지사도 전날에 이어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안 하고 싶은데. 오늘은 중소기업 얘기에 중심을 둬야 할 때다. 미안하다”며 자리를 떴다
이 지사 캠프 소속 안민석 의원만이 이날 오전 BBS 라디오에서 “본인과 임명권자를 위해 용단이 필요하다”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이 지사 측 인사는 “이 정도로 일이 커질 줄은 전혀 몰랐다”고 했다. 황씨 인사를 놓고 이 지사가 선제적으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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