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2014년 5~12월 ‘재취업’ 1명…올해 8월까지 17명 ‘척결’ 의지 퇴색
2014년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공무원 퇴직 후 관련 기관에 낙하산으로 내려간 ‘관피아(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가 지목되면서 국토교통부 퇴직 공무원들의 관련 기관 재취업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국토부 퇴직 공무원들의 관련 기관 재취업 규모가 예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이 국토부에서 제출받은 퇴직 공무원 재취업 내역을 보면 2014년 4월 이후 관련 기관에 들어간 국토부 퇴직 공무원은 총 30명이다.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의 5~12월 재취업자는 1명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재취업자도 12명으로 예년보다는 적었다. 그러나 올해 1~8월의 재취업자는 17명으로 늘어났다. 세월호 참사 전인 2012년의 21명, 2013년의 19명과 맞먹는 수준이다.
공직자윤리위는 퇴직 공무원이 직무연관성이 있는 관련 기관에 재취업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직무연관성이 떨어지는 국토부 관련 기관에 재취업한 사례가 적지 않다. 올해 1월에는 철도안전기획과장으로 퇴직한 박모씨가 한국감정원 상임이사가 됐으며, 6월에는 철도사고조사위원회 출신의 문모씨가 한국복합물류 고문을 맡았다. 지난해에는 9월 항공자격과장 출신 유모씨가 전세버스공제조합 이사장에, 12월 부산지방항공청장 출신 임모씨가 건설산업정보센터 이사장에 각각 취임했다.
올해 관련 기관에 재취업한 국토부 퇴직 공무원 중에는 정일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전 교통정책실장), 박상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전 기획조정실장), 홍순만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전 교통정책실장) 등의 고위직들도 있다. 이들은 국토부에서 관련 직무를 장기간 수행했지만, 공무원 퇴직 후 상당 기간이 지난 뒤 재취업해 공직자윤리위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
퇴직 공무원들은 주무부처에서 쌓은 전문성을 관련 기관에서 발휘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문제는 이들을 통해 관련 기관과 주무부처의 유착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선배인 퇴직자들의 인맥 때문에 주무부처 담당 공무원의 관리와 감시가 소홀해질 수 있는 것이다. 안호영 의원은 “국토부가 담당하는 철도·항공·교통·건설 분야에서는 세월호 참사 같은 대형 사고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며 “정부가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를 척결한다고 했지만 2년도 지나지 않아 참사 이전으로 회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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