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서울에서 인천·경기로의 전출은 4세 이하 아이가 있는 30대 부부 사이에서 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교육적 문제가 이들의 이동을 부추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됐다.
10일 국토연구원 주택·부동산 융합 정책세미나에서 발표된 ‘수도권 주거이동 및 신규주택공급 패턴과 도시관리 측면의 대응방향’ 연구 보고서를 보면, 2013~2015년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의 전출자수는 30~39세가 31만5622명으로 가장 많았다. 20~29세가 20만4954명, 19세 이하가 19만6841명으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19세 이하 인구만 놓고 보면 0~4세가 7만4742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토연구원은 30대 부부와 4세 이하 자녀로 구성된 가구가 주로 서울에서 인근으로 전출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최근 대규모 주택 공급이 이뤄진 ‘제2기 신도시’ 중심으로 인구가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2000~2010년 수도권 외곽지역 중 용인시 기흥구의 인구는 253.9%, 화성시는 156.3%나 늘었다. 이밖에도 파주시가 84.3%, 광주시가 80.1% 등 증가율이 높았다.
이런 인구 이동은 서울에서 인천·경기의 특정구로, 다시 다른 주변 지역으로 연쇄적인 형태를 보였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경우 서울을 제외하고는 같은 시 일산동구(8581가구)로의 전출이 가장 많았으며, 파주시(5656가구), 고양시 일산서구(4069가구) 등 대부분 인접지역으로의 전출이 많았다. 성남시 분당구도 용인시 수지구·기흥구·광주시, 김포시는 인천 서구·계양구·강화군으로의 전출이 가장 많았다.
2010년 이후 수도권 신규주택은 외곽 신도시나 대규모 택지지구에 주로 공급됐다. 2010~2014년 주택수가 증가한 상위 10개 지역 중 8개가 수원시, 용인시, 고양시 등 경기도 지자체였다.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광주시, 화성시, 안산시 등 수도권 남부 외곽지역에 주로 공급됐다.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지역에서도 단독주택이 다수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수도권 주거이동의 주된 요인으로 지역별 주거비 격차를 꼽았다. 서울에서 외곽으로 이주하면 비아파트에서 아파트로 이주가 가능하고, 전세에서 전세로 이동해도 주거비가 크게 절감이 됐기 때문이다. 또 30대 부부 가구는 수도권 외곽으로 이전하더라도 교육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커, 교육환경이 주된 이동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직장인들의 통근 거리가 증가하고 외곽지역에 다세대가구가 집중되면서 교통문제, 주거환경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연구원은 임대시장을 안정시키고 월세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서민들을 위한 주택 공급을 늘려 비자발적 이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자녀를 키우는 가구가 양질의 보육과 교육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설·환경 개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도시의 지나친 외연 확장을 막기 위해 도심지 주택공급을 중시하는 정책기조도 필요하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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