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에 사는 40대 ㄱ씨는 최근 ‘살충제 계란’ 파문이 일자 집 근처에 있는 ‘비건 빵집’이 떠올랐다. 평소 이 빵집 앞을 지나긴 했지만 ‘비건 빵’(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빵)에 별 관심이 없어 가게를 찾은 적은 없다. ㄱ씨는 18일 처음으로 이곳에 들러 계란이 없는 빵을 샀다. ㄱ씨는 “자녀들에게 줄 빵을 찾고 있었는데 이곳을 알게 돼 반가웠다”라고 말했다.
빵집을 주인 김모씨도 “살충제 계란 파동 이후 계란을 넣지 않은 빵을 찾아 가게에 들르는 손님이 늘었다”라며 “단골손님들도 가게에 올 때면 ‘이곳에서 빵을 사먹은 게 정말 다행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라고 전했다.
‘살충제 계란’ 파문 이후 계란과 우유, 버터 등 동물성 재료를 넣지 않은 ‘비건 빵’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직접 ‘비건 베이킹’을 배우려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양상이다.
특히 자녀를 둔 부모들의 주목도가 높다. 서울 마포구에서 비건 빵집을 운영하는 우모씨도 “특어린 아이들에게 먹일 케이크를 찾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했다.
이 기회에 아예 ‘비건 베이킹’을 배우려는 사람들도 늘었다. 경기 남양주에서 비건 베이킹 수업을 운영하는 최우선씨(39)는 “최근 계란 알러지가 있는 어린이가 늘어 주부들을 중심으로 비건 베이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었는데, 이번 파동 이후 수업 문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비건 레시피(조리법)를 다루는 인터넷 블로그 유입자도 평소보다 300~400명 늘었다”고 했다.
계란을 많이 쓰는 제과업계가 이번 파동으로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비건 레시피에 눈길을 돌리는 양상도 감지된다. 인천에서 비건 베이킹 수업을 하는 고은별씨(27)는 “‘살충제 계란’ 파동 직후부터 창업반 수업 문의가 엄청나게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리법을 완벽하게 습득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중하게 ‘한두 달 배워서 바로 비건 빵을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는 계란이 없는 식품 정보나 요리법이 담긴 글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육아 관련 인터넷 카페에 “아기한테 계란 알러지가 있어서 알아뒀던 계란 안쓰는 빵집이다. 빵 사먹기 찜찜한 분들을 위해 공유한다”라는 글이 올라오자 큰 호응을 얻었다. ‘아이 간식으로 뭘 먹일지 몰라 걱정이었는데 참고하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계란 안 들어간 빵 공유해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도 줄줄이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베이글에는 원래 계란이 안 들어간대요”, “치아바타, 바게트, 깜빠뉴도 계란 안 들어가요” 등의 댓글을 올려 정보를 나눴다.
다른 육아 카페에는 “전이나 튀김 만들 때 계란 안 넣고도 가능한가요?”라는 글이 올라오자 무섭게 누리꾼들이 댓글로 답했다. “계란 안 넣고 가루만 쓰는 게 더 바삭해요” 등이다. 이처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계란을 안 넣고 요리하는 법에 대해 지혜를 모으는 글도 계속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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