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낙연, 정세균, 박용진, 이재명, 김두관, 추미애 후보(오른쪽부터)가 17일 서울 상암동 DDMC에서 채널A 주최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7일 4차 TV 토론에서 지지율 1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 최근 불거진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최종후보 선정과 기본주택에 대한 공세를 폈다. 이 지사는 황씨에 대해 “보은 인사는 맞지 않고 음식 문화 전문가”라면서도 “여론과 도민 의견을 들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상암 DDMC에서 채널A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지사를 향해 “이재명 후보는 2017년 2월 관훈토론회에서 ‘집권 뒤 가까운 사람에게 자리를 주면 최순실이 된다’고 말했지만 황씨 내정에 대해 ‘보은성 인사, 지사 찬스’라는 비아냥이 있다”며 “인사가 잘못된 것 아니냐. 지금이라도 철회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에 이 지사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황씨가) 은혜를 준 게 없어서 보은인사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직 공모 자격 요건이 완화돼 황씨의 최종 후보 등록이 가능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관피아’만 하게 돼 있었는데, 창의적인 사람이 할 수 있게 3년 전에 바꾼 것”이라면서도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3배수가 올라와 한 분을 골랐는데,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며 후보 철회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정 전 총리가 최근 경기도와 산하 기관에서 ‘보은 인사’가 다수 있었다는 논란을 거론하자 이 지사는 “경기도 인사를 엉망으로 해서 능력 없는 사람을 썼다면 도정이 전국 1등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가 “보은 인사를 했다고 실토하는 경우를 못봤다”고 하자 이 지사는 “멀쩡한 인사를 보은 인사로 공격하는 경우도 많다”며 되받았다.

김두관 의원도 “이번 인사 논란도 이 후보가 도지사직을 유지하고 있어서 논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저는 공직을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에서 경선 룰을 바꿔 지방자치단체장이 경선 후보를 그만두라고 한다면 저는 책임을 선택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자 정 전 총리는 이 지사를 향해 “황교익씨에 대해 질문을 했을 때도 인정하실 건 인정하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자기주장으로 일관하는 게 안타깝다”며 “비판을 할 때 수용하는 태도, 소통하는 노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충언을 드린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이 주된 주제였던 이번 TV토론에서 다른 후보들은 이 지사의 기본주택을 집중 비판했다. 박용진 의원이 “이 지사는 역세권에 기본주택이 들어설 땅이 없다고 하니 철도를 깔아서 역세권을 만들겠다는 비유를 했다”고 따졌다. 그러자 이 지사는 “100만가구를 역세권에 짓는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연설 자리가 아니다. 황당한 질문을 한다”며 설전을 주고 받았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기본주택을 연 20만가구 지으려면 연간 44조원이 필요한데, 주택도시기금의 2019년 순자산이 24조원 밖에 안된다”고 말했고, 이 지사는 “도시기금이 주택 채권을 발행하면서 부채가 많이 잡힌 것이며 자산 여력이 없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이 지사는 최근 발표한 자신의 여성 정책에 대한 질문을 다른 후보들에게 번갈아 건네며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