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중 유일하게 현역 지방자치단체장직을 병행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두 가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과 맛칼럼니스트인 황교익씨의 경기관광공사 사장 최종 후보 선정을 두고 여야 가리지 않는 공세를 받고 있다. 모두 도지사로서의 권한을 행사했다는 점에서 이 지사 스스로 선택한 사안들이다. 자신의 능력과 돌파력을 강조하기 위해 지사직을 유지하는 이 지사가 납득할 만한 대응을 하지 못하면 대선 본선에까지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야 대선 주자들은 이 지사가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결정하고 황교익씨를 경기도 산하 경기관광공사 사장 최종 후보로 선정한 데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신경민 상임부본부장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 지사는) 경기도 재난지원금 지급 결정에 대한 기초지자체장과 도의회 협의를 마쳤다고 했지만 분명하지 않다”며 “오히려 반대되는 이야기가 있어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 캠프 장경태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관광공사 사장 직은 관련분야 전문성과 행정 경험을 두루 갖춰야할 자리다. 황씨가 자질과 능력을 갖췄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경제정책본부장 윤창현 의원은 전날 “자신의 목적을 통해 도민의 돈을 함부로 사용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고 논평을 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같은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경기도 재난지원금 100% 지급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 국회의 합의까지 깡그리 무시하는 독단적인 매표행위”라고 밝혔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황교익 후보자에 대해 “형수 욕설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경기관광공사 사장이면, 김어준은 KBS 사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간 이 지사를 둘러싼 논란은 ‘현직을 유지하는 것 자체와 그 우려’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그가 도지사로 실제 행사한 권한을 향했다는 데서 차이가 있다. 이 지사 스스로 선택했다는 점에서 여권 내부에선 “이 지사가 왜 이런 ‘도지사 리스크’를 안고 가려는 건지 궁금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전 도민 재난지원금은 소득에 상관 없이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 효능감을 확장시키려는 수다. 경기도 외 지역에 대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지급 결정 전부터 제기돼왔으나 이 지사의 한 핵심 측근은 “전국 소득 12%는 타 지역보다 수도권에 많이 밀집돼있어 타 지역의 ‘차별 여론’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의회와 정부의 합의를 깼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 지사 캠프 전용기 대변인은 15일 논평을 내 “지방행정을 각 단위 단체장들이 상황에 맞게 집행하는 것이 자치분권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취지와 의도에도 불구하고 이 지사의 결단이 여야와 정부의 합의를 통해 국정을 이끌어나가야 할 대통령으로서 적합한지에 대한 의문은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황씨를 후보자로 선정한 데 대해서 이 지사의 한 측근은 “음식과 관광산업과의 연관성은 결코 작지 않다. 황 후보자가 지난해 말 경기도 공공배달 앱(애플리케이션) 자문단에 참여하는 등 도에서 마케팅 능력을 보인 바가 있다”며 “법적인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황씨가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두둔한 것 외에도 ‘불고기 어원 논란’ ‘떡볶이 비판 후 떡볶이 광고 출연’ 등의 설화를 겪은 탓에 대중은 황씨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갖고 있다. 때문에 황씨가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사장으로 선임되면 ‘보은 인사’ 프레임이 더 강화될 수도 있다.
이 지사 캠프 소속 한 중진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지지도 하락 요인 중 하나가 ‘인사 문제’인데, 황씨를 사장 후보로 선정한 것 자체가 이와 엮여서 본선 때까지 (논란이) 장기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여의도는 이랬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월17일]‘황교익 논란’ 제기된 민주당 4차 토론…이재명 “여론 듣고 결정” (0) | 2021.08.22 |
---|---|
[8월17일]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꼽은 ‘국정 함께하고픈 상대 후보’는? (0) | 2021.08.22 |
[8월12일]춤추는 정세균, 보험왕 이재명…정책 쇼호스트 된 민주당 후보들 (0) | 2021.08.14 |
[8월12일]‘네거티브 중단’ 이어 ’경선 공동 승복’…‘1위 주자용 카드’로 대세 굳히려는 이재명 (0) | 2021.08.14 |
[8월11일]‘명·낙 대전’ 꺾이지 않는 상호 비방전…당 내선 “지도부가 중심잡아야” (0) | 2021.08.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