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지지율 1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이 12일 공동 경선 승복 선언을 제안했다. 앞선 지난 8일에는 이 지사가 직접 네거티브 중단 선언을 했다. 경쟁자들이 거부할 수 없는 1위 주자만의 카드를 꺼내 네거티브에 피로감을 느끼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표심을 얻으려는 의도가 보인다.
이 지사 경선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12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대위원장들이 모여서 공동으로 경선 결과 승복 선언을 하자”고 말했다.
앞서 이낙연 전 대표 측 선대위원장 설훈 의원이 지난 7일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만일 이재명 후보가 본선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된다. 이 후보의 여러 논란들을 정말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아슬아슬한 느낌”이라고 한 뒤 ‘경선 불복’ 논란이 번졌는데, 이를 각 후보들 선대위원장이 나서 진화하자는 것이다. 우 의원은 “경선 불복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크다”며 “공동선언을 통해 확실히 해놓으면 진영간, 후보간 지나친 걱정을 덜고 네거티브 전선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설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너무 당연한 것을 하자고 하시니 새삼스럽다”며 “우 선대위원장도 제 진심을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불복 프레임은 거두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자 우 의원은 SNS에 “경선 불복은 없다고 강조해주셨으니 공동선언과 다름없다”며 “화답에 감사하다”고 했다. 경선 승복 선언을 제안함으로써 1위 주자로서의 위상을 재확인시키는 한편, 이 전 대표 측의 경선 불복 논란을 부각시키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어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상대 후보 측 공세에 대해 캠프 차원의 방어는 하고 있지만 이 지사 측이 먼저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모습은 자제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11일 당 대선 경선 3차 TV 토론에서도 공격 본능을 자제했다. 이낙연 전 대표가 토론 중 “철거민들의 고소고발이나 장애인 쫓아냈다는 보도가 있다”고 말하자 “왜곡됐다. 이게 진짜 네거티브”라고 맞받아친 정도다.
이 지사의 최근 행보는 네거티브 필요성이 적은 1위 후보로서 안정된 선두 주자라는 모습을 굳히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 지사 캠프는 최근 “우리 후보의 네거티브 중단 선언에 대한 지지가 매우 높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이 지사는 오는 14~15일 이 전 대표의 기반 지역인 전남을 방문한다. 이 기간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는 등 1위 주자로서 ‘정통성 다지기에도 나설 계획이다.
다만 이 지사가 앞으로 상대 후보의 각종 공세에 침착하게 대응하지 못하면 이 같은 전략의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 이 지사 캠프 소속 한 의원은 “이 지사가 경선 국면에서 제기된 네거티브가 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다 해명됐다고 판단했는데 실제로는 의혹을 새로이 접하는 유권자들도 많다”며 “이 지사가 국민들에게 침착하고 구체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내 한 중진 의원은 “이 지사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한 시점은 적절했다. 네거티브에 피로감을 느끼는 지지층 일부의 호응을 얻어냈다”면서도 “이 지사가 경기도에서 준비한 정책 공약도 계속 (공세를) 받다보면 인신 공격과 마찬가지로 지지도에 악영향을 미친다. 내실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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