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오태곤. KT 위즈 제공

KT 오태곤. KT 위즈 제공

KT는 올 시즌 홈런 군단으로 거듭났다. 팀 홈런 기록을 2년 연속 갈아치울 기세의 SK에 이어 팀 홈런 2위를 달리고 있다. 스프링 캠프부터 발사각 증가 등 장타력 향상에 힘쓴 효과만큼은 제대로 보고 있다.

KT가 SK보다 대단한 점이 하나 있다. SK는 10일 경기 전까지 두자릿수 홈런을 친 타자가 총 5명, KT는 그보다 1명이 더 많은 6명이다.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로 타순이 채워졌다는 것은 상대 투수에게는 큰 부담이 된다.

그리고 KT는 또 한 명의 10홈런 타자를 배출했다. KT가 1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홈경기에서 오태곤의 시즌 10호포가 된 생애 첫 만루홈런을 앞세워 선두 두산에 7-1 완승을 거뒀다.

“가끔씩 대량 실점을 하며 무너진다”던, KT 선발 라이언 피어밴드에 대한 김진욱 감독의 우려는 이날만큼은 적중하지 않았다. 피어밴드는 초반 4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KT 타선에 힘을 실어줬다. 두산 선발 이영하도 4회까지 한 점만 내주며 잘 맞섰다. 1사 1·3루에서 오태곤에게 내준 내야 땅볼 때 타자주자를 잡지 못해 1점을 내줬을 뿐이다.

두 팀의 길은 5회 갈렸다. 피어밴드가 5회초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중전 안타를 맞으며 퍼펙트가 깨졌지만, 후속타 하나를 내주는 동안 세 타자를 내야뜬공 처리하며 위기를 잘 넘겼다. 위기를 넘긴 KT 타선은 5회말 두산 마운드를 맹폭했다. 선두 윤석민이 이날 경기 첫 볼넷을 얻어나간 뒤, 장성우와 심우준의 연속 좌전 안타로 2-0으로 앞섰다.

강백호의 안타로 만든 무사 만루가 계속되자 두산은 이영하를 내리고 후반기들어 필승조 역할을 해오던 김승회를 올렸다. 그러나 앞선 득점 찬스에서 땅볼로 물러났던 오태곤이, 김승회의 4구째 커터를 밀어쳐 장타를 날렸다.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날아간 타구는, 수원구장 오른쪽 폴대 바깥쪽을 맞았다. 오태곤 본인도 “파울인 줄 알았다. 두산에서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줄 알았다. 그래서 홈으로 돌 때까지 생애 첫 만루포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고 했다. KT의 근소한 2점차 리드가 6-0으로 바뀌었다.

박건우가 부상당한 와중에도 베스트 멤버를 꾸린 두산 타선은 이후 피어밴드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6회초 2사 후 연속 안타로 1·2루를 만들었지만 김재환이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삼켰다. 7회초 2사 후 오재일의 안타도 무위로 끝났다. 8회초에야 2사 1·3루에서 김재환의 적시 2루타로 첫 점수를 뽑았지만, KT는 8회말 투아웃 이후 4타자가 연속 안타로 1점을 더 뽑아 승기를 굳혔다.

김진욱 감독은 “오태곤의 만루홈런이 오늘 승리의 일등공신”이라며 칭찬했다. 오태곤은 “이숭용 타격코치의 조언대로 가운데 바깥쪽 공을 노리고 있었는데, 커터가 휘어나가며 배트 가운데에 맞아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팀이 1승이라도 더 거두는데 보탬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