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10일 폭우로 수해를 입은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 현장을 찾았다. 지난 8일 수도권 폭우 당시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사저에 머물며 대응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는 “아크로비스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냐”며 비판했다. 위기 때 대응하지 못한 윤 대통령의 모습을 부각하고 민생 정당의 지위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박홍근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 강남구 구룡중 체육관에 마련된 구룡마을 이재민 임시대피소와 급식소를 방문했다. 구룡마을은 서울 강남권에서 보기 드문 판자촌이다. 박 원내대표는 구룡마을 이재민들을 위로한 뒤 “(수해를 입은 지역을) 재난지구로 선포하고 행정 지원, 주거 편의를 해결하도록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구룡마을 수해 지역을 둘러봤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앞서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80년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국가 재난 상황을 방불케 하고 있다. 그 아비규환 와중에 대통령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며 “대통령이 무슨 스텔스기라도 된다는 말이냐”고 말했다. 그는 “자택 지시가 문제없다는 대통령실의 인식 또한 심각하다. 대통령이 있는 곳이 상황실이라는 궤변까지 늘어놓았다”며 “아크로비스타가 국가위기관리센터냐”고 말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 울산 산불 현장을 찾아 ‘청와대에 있더라도 산불이 나면 헬기 타고 와야죠’라고 했다”며 “‘대통령실이 재난 상황 초기부터 직접 지휘에 나설 경우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해명은 컨트롤타워로서의 책임감이 부재한 대통령이 재난 대응에 방해만 된다는 실토로 들린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사저에서 업무를 지시한 것을 두고 “대통령이 신도 아니고… 전화기 몇 대로 어떻게 재난 상황을 총관리하고 점검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재난 발생 시) 구체적이고 명확한 상황들을 바탕으로 지시를 내려야 한다. 그런 걸 확보하기 위해 모든 정보가 집결되는 곳이 위기관리센터”라고 말했다. 그는 사저에서 위기를 통제할 수 있다고 한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궤변도 그런 궤변은 더 이상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고립되는 상황을 그냥 놔두는 것 자체가 지금 보안에 큰 구멍이 뚫려버린 것”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청와대 이전은 안된다고 말씀드렸던 것이다. 빨리 집무실과 대통령 관저가 같은 곳에 있어야 이번과 같은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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