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첫 관문을 눈앞에 뒀다. 갑작스런 세터들의 부상 공백을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도쿄 올림픽 여자배구 대륙간 예선이 열리는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 도착했다. 오는 2~5일에 걸쳐 전세계 6개 도시에서 일제히 진행되는 이번 대륙간 예선에는 24개국이 4개국씩 6개조로 나뉘어 치러진다. 각 조 4개팀이 풀리그를 벌여 승수 및 승점이 가장 많은 팀 한 팀이 올림픽 직행 티켓을 딴다. 한국은 홈팀 러시아 및 캐나다, 멕시코와 한 조가 됐다.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번 예선을 위해 칼리닌그라드와 시간대가 같은 세르비아에서 일주일 앞서 전지훈련까지 치렀다. 세계랭킹 1위 세르비아와 평가전까지 치르며 전에 없던 준비를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세터 이다영(현대건설)이 부상을 당해 예선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출국 과정에서 과호흡 증상을 보였던 안혜진(GS칼텍스)까지도 러시아까지 함께하지 못했고, 백전노장 이효희(한국도로공사)와 이나연(IBK기업은행)가 러시아로 급파됐다.
세터 이효희가 주장 김연경(엑자시바시)을 비롯한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오래도록 호흡을 맞춰온 것은 불행중 다행이지만, 라바리니 감독이 새로 합류한 세터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관심사다. 라바리니 감독은 부임 이후 ‘토털 배구’로 불리는 빠른 배구를 강조해왔다. 세계 배구의 흐름과는 통하지만 국내 선수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배구를 2019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및 소집 훈련 기간 이식하기 위해 애썼는데, 이 때 주로 호흡을 맞춘 세터가 이다영이었다. 이효희도 라바리니 감독 아래 VNL에서 33세트를 소화했으나 이다영은 230세트를 뛰었다.
바뀐 세터들이 라바리니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 색깔을 낼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는 2일 오후 11시 열리는 캐나다전부터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이어 3일 오후 11시 멕시코와, 5일 새벽 2시 러시아와 각각 일전을 치른다. 나탈리아 곤차로바 등 세게적인 선수를 여럿 보유한 러시아가 가장 강한 상대로 꼽히지만, 대표팀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캐나다나 멕시코도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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