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2년에 한우 사육두수가 줄기 시작했는데도 정부가 한우 마릿수·농가 감축정책을 강하게 추진한 탓에 한우 가격이 2020년까지는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우 가격이 비싸지면서 외국산 소고기 수입도 늘어나 한우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31일 민간 농업연구기관 GS&J 인스티튜트의 ‘한우정책이 한우산업의 발등을 찍지 않으려면’ 보고서를 보면 지난 6월 1㎏당 1만9000원이던 한우고기 도매가격은 2020년 2만4000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같은 기간 수송아지 가격은 마리당 40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암송아지 가격은 320만원에서 370만원으로 오를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현재 한우 가격이 높은 데는 2012년 한우 가격 폭락 당시 정부가 시행한 한우 암소 및 한우 사육농가 감축정책의 영향이 컸다. 보고서는 2011년 이미 한우 사육두수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는데도 정부가 암소·농가 감축을 벌여 한우 가격 상승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겨우내 축사에서 생활하던 한우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 방목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김정근 기자
보고서는 “전년 대비 송아지 생산두수 증가율이 2011년 3분기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다”며 “2011년부터는 암소 도축이 가속되지 않도록 브레이크를 밟는 정책이 필요했지만 정부는 도리어 가속페달을 밟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예가 송아지생산안정제 개편이다. 생산안정제는 송아지 가격이 기준선 밑으로 떨어지면 정부가 농가에 1마리당 생산안정 보전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 정부는 2012년 생산안정제를 개편하며 ‘전국 가임암소 마릿수가 110만두 이상이면 보전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넣어 암소 감축을 유도했다. 정부는 당시 한우 농가와 업계에서 먼저 마릿수 감축을 강하게 주장했고, 되레 이들의 요구보다 감축 규모를 줄였다는 입장이다.
이 와중에 외국산 소고기 수입은 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소고기 수입량이 급증하더니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0~30% 늘어났다. 한우 가격이 상승하면 ‘한우의 고품질 차별화’ 전략이 통하지 않고, 소고기 수입이 늘게 돼 한우업계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한우정책은 현재의 가격·수급이 아니라 4~5년 후 전망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며 “한우 사육두수가 지난달부터 증가하는 추세인데, 정부는 사육두수가 지나치게 늘지 않도록 하는 정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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