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자금난 벤처 지분 48% 받아 서류 위조, 가짜 사업설명회

세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에 투자하겠다며 접근한 뒤 이 회사의 대표 행세를 하면서 관련 서류를 위조하고 가짜 사업설명회를 열어 투자금 수십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빔프로젝트 내장 태블릿PC 기술을 개발한 모 벤처기업을 상대로 투자를 하겠다며 지분을 48% 받아내고, 위조서류를 바탕으로 사업설명회를 연 뒤 투자금 명목으로 47명에게서 27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ㄱ씨(36) 등 3명을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ㄱ씨 등은 세계 최초 기술을 보유한 이 회사가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해 4월 회사 대표 ㄴ씨를 찾아갔다. 경찰 관계자는 “업체는 기술을 개발하고도 자금이 부족해 태블릿PC를 대량생산 및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ㄴ씨에게 “지분 48%를 주면 투자금 30억원을 주겠다”며 지난해 7월 지분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ㄴ씨에게 제공한 투자금은 1억여원뿐이다. 

ㄱ씨 등은 이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별도의 사무실을 차린 뒤 ㄴ씨 몰래 법인 인감을 사용해 투자약정서, 총판계약서, 차용각서 등을 위조했다. 그러나 ㄴ씨는 이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ㄱ씨는 위조한 서류상으로는 회사 대표로 행세했으나 실제로는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ㄴ씨가 대표다. 

ㄱ씨 등은 가짜 사업설명회에서 “3개월 내에 투자금의 155%를 주겠다”고 속여 47명으로부터 27억여원을 받아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들로부터 단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ㄴ씨는 투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경영의 어려움을 겪었고, ㄱ씨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지만 거절당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고소장을 접수한 뒤 계좌분석 등을 통해 ㄴ씨와 투자자들을 모두 속인 ㄱ씨 일당의 수법과 피해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을 붙잡았다. ㄱ씨 등은 경찰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