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9일]골프장 회원권 사기로 95억원 챙긴 사기범, 해외도피 끝 구속

박모씨의 거래소에서 판매한 골프장 회원권 광고. 서울 수서경찰서 제공

자금 사정이 어려워 골프장 예약이 어려운데도 선불 골프장 회원권을 판매해 수십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회원권 거래소 대표가 해외 도피 끝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313명에게 선불 골프장 회원권을 판 뒤 실제 골프장을 이용하지 못하게 해 71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지인들에게 골프클럽 회원권을 줄 것처럼 속여 24억원의 계약금을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로 골프장 회원권 거래소 대표 박모씨(48)를 구속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2001년부터 골프장 회원권 거래소를 운영하며 선불 골프장 회원권을 판매했다. 거래소가 전국 40여개 골프장과 제휴를 맺은 뒤, 고객들이 회원권에서 정한 횟수만큼 제휴 골프장에 예약을 하게 돼 있다. 거래소는 미리 받은 회원권 판매 수입을 토대로 골프장에 예약 대금을 지불한다. 

그러나 박씨의 거래소는 적자가 계속 누적된 상태였고, 회원들이 사들인 회원권 대금으로 빚을 갚는데 써야했다. 이 때문에 회원들은 골프장을 예약하려고 해도 거래소가 예약 대금을 낼 수 없어 골프장 예약이 불발됐다. 그런 와중에도 회사의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박씨는 지난해 12월 지인들에게 “양도받은 ㄱ클럽 골프회원권을 시가보다 싼 값에 주겠다”고 속여 24억원을 받은 뒤 회원권을 주지 않았다. 

박씨는 이를 바탕으로 급히 갚아야 할 부채를 탕감한 뒤 약 2억원을 챙겨 해외로 도피했다. 회원들은 박씨의 해외 도피 소식을 듣고 그를 고소했다. 경찰은 박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수배령과 여권 무효화 조치를 신청하고 행적을 쫓았다. 

태국을 거쳐 베트남으로 몸을 숨긴 박씨는 결국 지난 20일 국제 공조 수사 끝에 베트남에서 붙잡혔고 지난 22일 구속됐다. 박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 대부분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