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충북 오송 궁평2지하차도 침수 현장에서 지난 20일 경찰과 국과수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합동감식 중 배수펌프실을 살펴보고 있다. 조태형 기자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날인 지난 14일 인근의 “미호천 제방이 무너질 것 같다”는 119 신고가 있었지만 이와 관련된 즉각 대응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천준호 의원이 소방청에서 받은 119 종합상황실 신고접수 녹취록을 보면 지난 14일 오후 5시21분, 충북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에 한 남성이 “미호천 교량 공사를 하고 있는데 기존 둑을 허물고 교각 공사를 했다. 교각 공사 밑에 임시로 흙을 성토해(쌓아)놨는데, 차수막이나 이런 것을 안 대놨다”고 신고했다.

이 남성은 “거기가 허물어지면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것 같다”며 “상류에서 지금 비가 안 오면 괜찮아도, 비가 오면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남성은 “어디에 신고할지 몰라서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나”를 물었다. 당시 119상황실 근무자는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한다”면서도 “지금 출동 인력들이 다 지금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서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다”고 말했다. 이 근무자는 “구청이나 이런 데 한 번 전화를 해보시겠나”라고 했다.

오송 지하차도 참사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부실 대응을 감찰 중인 국무조정실이 이런 신고 내용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근무자가 지자체에 연락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다음 시간대 근무자에게 전달하지 않은 점, 신고 사실을 관계 기관에 알렸다면 사고를 막았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점 등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5일 청주시 미호천 제방이 터지면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이 사망했다.

녹음 일시 2023년 7월 14일 17:21 (오송 지하차도 참사 전날)

119종합상황실 : 119입니다.
신고자(남성) : 예, 재해예방 신고도 좀 가능한가요?
119종합상황실 : 재해예방이요?
신고자(남성) : 예, 예.
119종합상황실 : 어떤 내용이죠?
신고자(남성) : 아, 저기 미호천 교량 공사를 지금 하고 있는데요.
119종합상황실 : 네.
신고자(남성) : 거기에 기존 뚝방을 허물고 교각 공사를 했어요.
119종합상황실 : 예.
신고자(남성) : 근데 그 교각 공사 밑에 지금 임시로 흙을 성토를 해놨는데, 어떤 차수막이나 이런 거를 안 대 놨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건너오다 보니까 지금 강물이 불어서 그 성토 안 밑단을 지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거기가 허물어지면 여기 조치원에서 청주 가는 교통이 마비되고, 오송 일대가 다 물난리 날 거 같은데. 그 상류에서 지금 비가 안 오면 괜찮아도 비가 오면 그럴 거 같은데.
119종합상황실 : 선생님 지금 내용 들어보니까, 그렇게 되면은 조금 위험해 보이긴 할 거 같은데.. 아쉽게 지금 청주가 아니라 전국에 지금 우기가 좀 심하게 왔잖아요?
신고자(남성) : 예, 예.
119종합상황실 : 안 그래도 지금 출동 인력들이 다 지금 거기에 대처하고 있어가지고, 지금 거기 예방 차원으로 갈만한 인력이 없어요.
신고자(남성) : 아니, 저는 어디다가 신고할지를 몰라서 ‘관련 기관에 협조 요청을 할 수 있나.’ 해서요.
119종합상황실 : 뭐 구청이나 이런데 한 번 전화해 보시겠어요?
신고자(남성) : 아, 제가 할 일은 아닌 거 같고요. 그냥 물 들어오면 물 맞죠, 뭐. 수고하시고요.
119종합상황실 : 예.
신고자(남성) : 예.

※자료제공: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