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경향글로벌청소년외교포럼 ‘주한 대사들과 토크콘서트’
ㆍEU대표부 대사 등 8명, 각각 원탁에서 학생들과 질의응답
ㆍ4차 산업혁명 질문 많았고, 대사들은 교육의 중요성 강조
“호주의 교육은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요?” “러시아의 빈부격차가 4차 산업혁명 이후로 더 심해지지 않을까요?”
27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개막한 제9회 경향글로벌청소년외교포럼 첫날 유럽연합(EU), 러시아, 호주, 코스타리카 등 7개국의 주한 대사 및 외교관들과 둘러 앉은 학생들의 질문들이 쏟아졌다. 학생들은 평소 쉽게 만날 수 없는 외교관들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펜으로 그들의 말을 받아적었다.
이날 개막행사로 열린 ‘주한 외국대사와의 토크콘서트’에는 오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 EU대표부 대사, 한국계 주한 호주대사인 제임스 최, 로돌포 솔라노 키로스 주한 코스타리카대사 등 총 8명의 전·현 외교관들이 자리했다. 지난해 11월까지 주유엔대표부 대사를 지낸 오 의장은 “여기 모인 젊은 학생들이 언젠가 모두 제2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되길 바란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날 포럼은 원형 테이블마다 한 명씩 앉은 외교관을 학생들이 찾아가 묻고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일부 테이블에는 학생들이 몰렸고, 수첩에 외교관의 말을 받아적는 학생들도 눈에 띄었다. 대화는 대부분 영어로 했다. 한국계 제임스 최 대사, 한국어를 오래 공부했다는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부대사는 가끔씩 한국어로 답하기도 했다.
각 나라에 대한 궁금증을 묻던 학생들의 질문은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려에 집중됐다. 학생들이 ‘4차 산업혁명으로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을까요’라고 묻자 최 대사는 “자동차와 전기 등이 막 발달되던 100년 전에도 사람들은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했다”며 “향후 다른 차원의 발달에 대비해 창의력을 배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주입식 교육과 호주 교육의 차이점’에 대한 질문에 “자유로운 표현, 해석과 분석, 창의력 발달에 중점을 맞춰 교육한다”고 설명했다.
솔라노 코스타리카 대사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코스타리카가 군대를 해체하면서 얻게 된 것’에 대한 질문에 “국방에 투자할 예산을 교육에 더 투자할 수 있게 됐다”며 “학생들이 직업을 찾게 해주는 교육보다는 학생들이 새 직업을 만들 수 있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라이터러 EU대표부 대사는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을 운전자가 질지, 제조사가 질지’ 같은 4차 산업혁명 후 벌어질 상황에 대한 윤리 문제를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 테이블당 대화는 10분씩 진행됐다. 진행에 따라 학생들은 3개 테이블을 돌며 총 30분간 외교관들과 대화를 나눴다. 청주 미호중 3학년 박소은양(15)은 “평소 보지 못하는 분들을 만나서 4차 산업혁명과 미래 일자리에 대한 정보를 들은 점이 좋았다”며 “장래 희망이 약사인데 미래에 사라지는 직업일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걱정이 많았다. 미래에 벌어질 변화를 생각하고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생각해보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라이터러 대사는 “한국 학생들이 유럽 학생들보다 4차 산업혁명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며 “한국이 정보기술(IT)이 발달해 4차 산업혁명을 비롯한 미래의 변화에도 잘 적응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학생들이 빅데이터 정보 수집 및 독점 같은 윤리 문제에 대해 질문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다만 기술이 발달한 만큼 학생들이 그에 의존하지 않고 평생 꾸준히 학습을 해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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