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카누 드래곤보트 대표팀, 단일팀 합동 훈련과 ‘금메달 질주’에 자신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카누 드래곤보트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23일 충주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무더위 속에 구슬땀을 흘리며 맹훈련하고 있다.  충주 | 연합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카누 드래곤보트 한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지난 23일 충주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무더위 속에 구슬땀을 흘리며 맹훈련하고 있다. 충주 | 연합뉴스

“떨리지만, 금방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영화에서 그랬던 것처럼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카누 드래곤보트(용선) 대표팀의 막내 이현주(16·대구수성고)의 목소리는 당찼다. 북측 선수들과의 합동 훈련이 예정보다 조금 늦어지고 있지만 두려움보다는 설렘과 자신감, ‘국제종합대회 첫 남북 단일팀 메달’이라는 새로운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것 같았다.

이현주의 역할은 ‘남자 대표팀 드러머’다. 10명의 패들러(노 젓는 사람), 1명의 스틸러(키잡이), 1명의 드러머(북 치는 사람)로 구성된 드래곤보트는 남녀 경기를 따로 치르지만, 남자팀이 여자 드러머를, 여자팀이 남자 스틸러를 둘 수 있다.

지난 4월 회장배 전국카누경기대회 여자 고등부 카누 1인승 200·500m를 제패한 실력자인 이현주는 선발전을 거쳐 남자 대표팀 드러머로 발탁됐다. 지난 23일 충북 충주 탄금호 조정경기장에서 열린 드래곤보트 대표팀 훈련에서도 이현주의 “차아~추! 차아~추!” 구령과 북소리에 맞춰 남자 선수들이 일사불란하게 노를 저었다. 북측 선수들이 남측에 내려와 합동훈련을 시작하면, 이현주는 북측 남자 선수들과도 호흡을 맞춰야 한다. 현재는 남녀 대표팀 남측 인원 8명만이 훈련을 진행한다. 북측에서 남녀 8명이 추가로 합류해야 아시안게임 엔트리 16명이 완성된다. 이 중 12명이 한 배를 탄다.

‘모두가 한 몸처럼’ 노를 저어야 빠른 시간에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기에 아직 호흡을 맞춰보지 않은 북한 선수들에 대한 부담감도 클 법하다. 이현주는 “처음 훈련했을 때는 걱정도 됐지만, 오빠들이 잘 챙겨주고 가르쳐줘 금방 적응했다”며 “북측 선수들에게도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도 단일팀 합동 훈련과 아시안게임에서의 멋진 질주를 기대하고 있었다. 여자팀 패들러 조민지(21·전남도청)는 “북측 선수와 함께 뛴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함께 치킨을 먹으면서 친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남자팀 패들러 신성우(23·충북도청)는 “함께 만나 소통하다보면 남북이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반도의 존재감을 드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