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 흐름이 꺾인 2019시즌 KBO리그 전반기는 타자들에게 가혹했다. 특히 오른손타자들에 비해 왼손타자들이 기록상에서 더 손해를 크게 본 모양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KBO리그 왼손타자들의 타율은 0.293, 오른손타자 타율은 0.281였다. 전반기를 마친 가운데 올 시즌은 좌타자 타율이 0.271, 우타자 타율이 0.266으로 떨어졌다. 좌·우타자 가리지 않고 타율이 떨어진 것 같지만 1푼이 넘던 좌·우타자간 타율 격차는 5리까지 좁혀졌다. 좌타자들의 타율이 훨씬 많이 깎인 것이다.
타자들의 종합적인 성적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인 OPS(출루율+장타율)를 보면 좌타자들의 상대적 약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지난해 왼손타자의 OPS는 0.806로 오른손타자의 0.797보다 앞섰다. 올해는 오른손타자가 0.727로 왼손타자(0.726)보다 근소하게 앞선다.
타자들의 개인 OPS 순위를 보면 눈에 띄는 점이 있다. 지난해 OPS 10위 안에 좌타자는 3명, 올해는 2명이다. 큰 차이는 없지만 주목할 부분이 있다. 지난해와 올해 전반기에 모두 OPS 10위 안에 든 타자는 총 4명이다. 이 중 스위치히터인 멜 로하스 주니어(KT)를 뺀 3명은 양의지(NC), 박병호(키움), 다린 러프(삼성)로 모두 오른손타자다.
지난해 타석 수가 부족했을뿐 올해 OPS 2위(1.001) 제리 샌즈(키움)도 지난해 OPS 1.122를 기록했다. 지난해 활약했던 우타자들은 상대적으로 좋은 기세를 이어간 것이다. 반면 OPS 10위 이내 좌타자들의 얼굴은 모두 바뀐 것이다. 지난해 OPS 10걸에 들었던 김재환(두산)과 김현수(LG)는 올 시즌 눈에 띄는 긴 부진을 경험했다.
지난해보다 떨어진 공인구의 반발력, 바뀐 공을 더 멀리보내겠다고 의식하며 지난해보다 더 힘이 들어간 스윙이 지난해 활약했던 타자들의 기를 꺾었다. 여기에 해가 갈 수록 진화하는 시프트도 좌타자들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 변화를 살펴보면 눈에 띈다. 왼손타자 전체 BABIP은 지난해 0.345에서 올해 0.320으로 줄었는데, 하락폭은 오른손타자(0.318→0.306)보다 크다. 상위 20위에는 좌타자가 15명, 우타자가 5명 포진했다. 올해 전반기엔 우타자가 10명으로 좌타자(9명·1명은 로하스)보다 많다.
특히 김재환과 최형우(KIA) 등 당겨치는 비율이 높은 타자들이 나올 때 상대는 더욱 적극적으로 시프트를 시도한다. 2루수가 외야를 향해 깊숙이 자리잡고 유격수가 2루 베이스까지 이동하는 시프트는 이제 결코 낯설지 않은 광경이 됐다. 여기에 바뀐 공인구 탓에 줄어든 타구 속도가 수비수들의 시프트를 뚫지 못하는 상황까지 늘어나면서 좌타자들의 안타 만들기는 더 어려워졌다. 최형우의 경우 지난해 0.363이던 BABIP이 올해 3할 밑으로(0.292) 떨어졌다. 김재환의 BABIP도 0.371에서 0.328까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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