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인 에이스 타일러 윌슨은 지난해 평균자책 2위(3.07)에 오르고도 정상급 선발투수라면 으레 달성할법한 10승을 채우지 못했다. 잘 던지고도 타선의 지원을 못받아 9승(4패)에 그친 윌슨에겐 ‘윌크라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올 시즌 윌슨은 전반기에 이미 9승을 채웠다. 준수한 평균자책(2.55)에 비해 적은 승수이긴 하지만 지난해에 비해 불운을 비껴갔다. 그런데 올해는 그 불운을 팀 동료 케이시 켈리가 뒤집어쓴 모양새다. 켈리의 승수 사냥은 순조로운 편이지만, 패전(9패)도 많았다. 켈리 또한 평균자책이 2점대(2.77)로 낮고, 윌슨과 동시에 퀄리티스타트 공동 1위(16회)에 올랐는데도 그렇다.
켈리는 지난 14일 잠실 삼성전에 선발등판해 승리투수가 됐다. 8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상대를 묶어 스스로 따낸 승리였다. 바꿔말하면 LG 타선 지원은 신통치 못했다. 타선이 뽑아준 점수는 2점에 그쳤다. 만약 켈리가 3실점을 했다면 퀄리티스타트 요건은 채웠겠으나 올해 가장 먼저 10패 투수가 될뻔했다.
켈리의 패배가 많은 건 낮은 득점지원 탓이 크다. 켈리는 자신이 선발로 마운드에 있는 동안 타선으로부터 경기당 2.75점 밖에 받지 못했다. 그러나 켈리보다 득점지원이 적었던 선발투수는 6명이나 더 있다. NC의 사이드암 박진우는 올해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는 행운을 얻었지만 경기당 득점지원은 2.28에 불과하다. 리그 평균자책 4위(2.58) 드류 루친스키(NC)도 득점 지원이 경기당 2.47에 그친 탓에 적은 승수(5승)와 그보다 많은 패배(7패)를 떠안았다.
이밖에 켈리와 함께 최다패 공동 1위를 기록중인 4명의 투수(한화 워윅 서폴드-채드벨, KIA 제이콥 터너, 삼성 백정현)도 운이 좋지 않았다. 이들의 평균자책이 켈리만큼 낮은 건 아니지만 모두 경기당 득점지원이 3점에 미치지 못한다. 채드벨의 경우 지난 5월5일 대전 KT전 이후 12경기에서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바로 전 등판인 14일 광주 KIA전에선 2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으나, 7이닝 이상, 3실점 이하로 막은 4번의 경기에서도 2패만 안았다.
김광현(SK)도 알고보면 올 시즌 행운이 따른 편이 아니었다. 김광현의 ‘인플레이 타구 피안타율’은 0.355로 규정이닝 투수들 중 두번째로 높다. 수비 시프트나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은 판단 실수 등 때문에 인플레이된 타구가 안타로 연결된 것이 다른 투수들에 비해 많았다는 이야기다. KIA 조 윌랜드와 0.360으로 가장 높았고, KIA 양현종(0.337), 롯데 브룩스 레일리(0.330), LG 차우찬(0.330)이 김광현의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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