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원예농민들 “유통 시장 잠식, 외국 종자 유입”
ㆍ“산업용지 입주로 부동산 투자용” 뒷말…LG 측 “농사 안 짓고 수출만”

LG CNS가 전북 새만금간척지에 대규모 스마트팜(농사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지능화된 농장)을 조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규모 자본이 시설원예 농업에 뛰어들게 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다국적기업 몬산토의 종자가 사용될 개연성도 있어 국내 종자업계들이 우려하고 있다. 

LG CNS는 11일 새만금 산업단지 1공구 76.2㏊에 걸쳐 ‘새만금 스마트 바이오파크’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중 50㏊를 스마트팜으로 조성해 토마토·파프리카를 재배할 계획이다. LG CNS는 스마트팜 시설 조성 및 제어를 담당하며, 영국계 투자자본이 총사업비 3800억원 중 상당 부분을 댈 것으로 알려졌다.

LG CNS는 “원예 설비사업 진출이 목적일 뿐 농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며 “생산 작물은 전부 수출해 국내 유통 농가에 피해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민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앞에서 열린 '대기업-LG 농업 진출 저지를 위한 농업계 기자회견'에서 정현찬 카톨릭농민회 회장(왼쪽 다섯 번째)이 발언하고 있다. _ 연합뉴스



동부그룹 계열사 동부팜한농(현 팜한농)이 2012년 조성한 경기 화성시 화옹간척지 내 온실 토마토도 수출용이라는 당초 발표와 달리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생산량 80%가 국내로 유통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스마트팜 연 생산량 3만t 중 20%만 국내에 유입돼도 농가들이 수십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종자 점유율 1위 기업인 몬산토의 종자가 대거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몬산토의 국내 법인 몬산토코리아는 2012년 채소종자사업부 일부를 동부팜한농에 매각하며 ‘토마토·파프리카 등 4개 종자의 개발권리는 자신들이 보유하며 동부팜한농은 국내 유통을 맡는다’는 계약을 맺었다. 지난 4월 LG화학에 매각된 팜한농은 스마트팜 조성과정에서 종자 공급을 맡아 몬산토 종자를 쓸 가능성이 높다. 국내 중소 종자업계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농지가 아닌 산업용지에 스마트팜이 조성되는 것도 뒷말을 낳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의 조사 결과 새만금 산업용지의 가격은 현재 평당 50만원이며 2020년에는 100만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의원은 “주변 농지의 가격은 절반 수준인데 산업용지를 입지로 삼은 것은 외국 자본의 부동산 투자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LGCNS 관계자는 “원래 농업용지를 임대하려 했으나 농민들의 땅을 뺏는다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산업용지를 매입한 것일 뿐 부동산 투자 목적은 없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