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로 취임 한 달째를 맞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의 혼란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전당대회 규칙도 빠르게 정리해 확정했다”고 자평했다. 20대 대선과 6·1 지방선거를 연패한 민주당이 의원 선수별 선거평가를 할 기회를 제공하고, 당내 잡음을 잠재우며 8·28 전당대회 규칙도 마련했다는 것이다. 다만 전당대회 경선이 본격화되면 커질 잡음을 잠재우고 답보상태인 당 지지율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과제로 남았다.
우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한달간 선거 패배 후유증을 조기 수습하고 당 분열을 극복하는 데 주력했다. 전당대회 규칙을 확정하는 것도 과제였다”며 이를 비교적 빠르게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다양한 평가들이 각 선수별, 그룹별로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하고 당이 재출발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당이 가야할 미래를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 ‘강력한 야당’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민주당이 6·1 지방선거 패배 후 윤호중·박지현 공동위원장 체제 비대위가 사퇴하자 8월 전당대회까지 당을 이끌어가는 비대위원장으로 지난달 10일 중앙위원회에서 인준됐다. ‘대선 평가도 부족했다’는 당내 지적을 받아들여 선수별·의견그룹별 평가의 장을 만들었고 8월 전당대회 규칙도 지난 6일 확정했다.
비대위가 전준위가 의결한 ‘예비경선 국민여론조사 30% 반영’을 무효화하는 대신 ‘최고위원 지역별 할당’을 추가했을 때는 당내 논란이 일었으나, 우 위원장이 지역별 할당을 철회하고 당대표 예비경선에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절충안을 확정할 때는 “우 위원장의 양보와 정치력이 발휘된 결과”라는 평가가 당내에서 나왔다.
다만 과제도 남아있다. 전당대회 규칙을 정할 때의 잡음은 막았지만, 친이재명계 의원들이 대거 반발하는 모양새는 경선 국면에서 ‘친이재명 대 반이재명’의 계파싸움이 격화하리란 우려를 낳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세인데 반해 민주당이 민생 행보를 거듭하면서도 지지도 상승세는 뚜렷하지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7월 1주차) 전국 만18세 이상 1000명에게 조사한 민주당 지지도는 30%로, 지방선거 다음날인 지난 2일(6월 1주차) 조사 때의 32%보다도 낮다. 같은 기관의 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도는 53%(6월 1주차)에서 37%(7월 1주차)로 급락했으나,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누리지는 못했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등 특정인을 겨냥한 강성 지지자들의 과격 발언 및 행동도 우 위원장이 자제시켜야 할 과제다. 우 위원장은 이날 “지나치게 갈등과 증오를 증폭시키는 방식으로는 분열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이 문제도 당이 제도적 개선방안을 고민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 위원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징계문제로 원구성 협상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당 내부가 복잡한 것은 이해하지만 그것 때문에 민생 돌봐야 할 국회 일정이 늦어지는 건 국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오늘 중으로라도 여야 원내대표 회담을 열어 원구성 협상을 마무리지어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우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국민들 속에선 윤 대통령이 ‘이렇게 나올 줄 몰랐다’는 게 확산되는 게 사실”이라며 “국정운영을 빨리 재점검해서 국민들과 소통하고 민생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변화가 있어야 된다는 점을 당부드린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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