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전국에 내린 장맛비는 충남 서산구장을 피해가지 않았다. 오후 내내 내린 비 때문에 이날 오후 6시에 이곳에서 열릴 예정이던 퓨처스리그 교류전 경찰-한화전도 취소됐다. 올해를 끝으로 해체되는 경찰 야구단의 마지막 공식전은 지난 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화전(4-3 승)으로 남게 됐다.
경기가 열릴 여지에 서산구장에 도착한 선수들은 경기 취소가 결정되자 그들만의 작은 고별 의식을 치렀다. 구장 옆에 마련된 한화 2군 실내연습장 한가운데 둥글게 모여섰다. 주장 김태군을 비롯한 선수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박수를 쳤다. 이윽고 경찰 야구단 옆에서 약 5년간 지원해오던 한상재 관리반장을 헹가래쳐 아쉬움을 달랬다. 서산구장을 찾은 열명남짓한 팬들은 선수들에게 해바라기꽃을 선물하며 경찰 야구단의 마지막과 전역 후의 삶을 격려했다.
2009년부터 11년간 경찰 야구단을 이끌었던 유승안 감독은 “7월에 접어들면서 경찰 야구단의 마지막을 준비해온 터라 오늘 고별전을 못치른 게 특별히 아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특별히 헹가래도 받지 않았다. 유 감독은 “우승하지도 않았는데 감독이 헹가래를 받을 건 아닌거 같았다”며 “선수들에게 ‘경기에서 승리해야 하나라도 더 이길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선수들이 전역 잘 해서 각 구단으로 잘 돌아가 활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 야구단의 마지막 주장으로 남게 된 김태군은 “우리 기수가 입대할 때쯤 의경에 대한 특혜논란들이 많았다. 그래서 입대 과정도 순탄치는 않았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이 끝까지 주장을 잘 따라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했다.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며 “부드럽게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인데 선수들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표현을 했다”고 아쉬움 섞인 감회를 전했다.
경찰 야구단 선수들은 오는 8월12일 전역한다. 김태군을 비롯해 전역과 동시에 1군에 복귀할 수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다. 선수들은 그간 모은 휴가 등을 이용해 원소속팀 캠프에 합류해 몸을 만들 예정이다. 경찰 야구단은 비공식 경기 및 훈련으로 선수들의 무사 전역을 돕고나면 공식적으로 임무를 마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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