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뛸 야구 대표팀의 윤곽이 오는 11일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드러난다. 앞서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지난 4월9일 대표팀 예비명단을 발표하면서 “최고의 기량을 보이는 선수들을 뽑겠다”고 천명했다. 그렇다면 올 시즌 팀당 약 6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최고 기량을 보여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누구일까.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가 측정한 4일 현재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를 보면 양의지가 3.64로 가장 높다. WAR은 해당 선수가 일반적인 수준의 선수들보다 얼마나 더 많은 승리에 기여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리그 유일의 타율 4할 타자인 양의지는 포수로서도 젊은 투수들을 잘 리드하며 두산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김현수도 양의지와 함께 3이상의 WAR을 기록(3.36)했다. 익숙지 않은 4번·1루수를 맡으면서도 5월 월간 타율 2위(0.412), 안타(42개)·타점(29개) 1위에 올랐다. 숫자는 조금 다르지만 WAR을 측정하는 또다른 야구 통계 사이트 KB리포트도 WAR 전체 1위를 양의지(3.84), 국내 선수 중 2위를 김현수(3.39)로 꼽고 있다. 숫자에만 차이가 있을뿐 순위는 대동소이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아쉽게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한 안치홍도 WAR이 2.91로 2루수 중 가장 높다. 3루수 1위는 홈런 선두 최정(SK·2.46)이다. 유격수 WAR 1위는 1.76의 넥센 김하성이다. 손바닥 부상으로 지난달 중순 약 2주를 결장했는데도 타율 3할2푼5리에 9홈런으로 타격성적이 빼어나다. 병역 문제가 걸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절박한 오지환(LG)의 WAR은 1.44로 유격수 중 2위다.
롯데 타선의 중추이자 국가대표 단골인 1루수 이대호(2.19)와 외야수 손아섭(2.16)도 상위에 올랐다. LG 이형종의 WAR도 2.16으로 높지만, 대표팀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투수의 경우, 외국인 선발투수들이 리그 WAR 상위권에 대거 오른 가운데 KIA의 양현종이 3.08로 전체 2위·국내 투수 중 1위다. 올해 성공적으로 선발에 정착한 두산 이용찬이 2.04, 차세대 에이스로 떠오른 넥센 최원태가 1.86으로 뒤를 잇는다. 불펜 투수들 중에선 두산 함덕주(1.71)와 한화 정우람(1.62), 삼성 최충연(1.38) 정도가 돋보인다. 삼성 백정현(1.53)과 롯데 진명호(1.39)의 WAR도 전체 20위권에 들지만 대표팀 예비명단에는 없다.
물론 WAR 높은 선수순으로 대표팀 엔트리가 꾸려지지는 않는다. WAR이 높지 않더라도 수비나 주루에 강점을 보이거나, 멀티 포지션을 맡을 수 있는 선수가 포함될 수 있다. 국가대표 단골들보다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선 감독도 “기량이 비슷하면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출전 선수에 우선권을 주겠다”고 했다. 컨디션 저하나 갑작스런 부상 같은 변수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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