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사회변혁 가져올 AI
ㆍ김대식 카이스트 교수
“‘인공지능(AI)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보다 ‘AI가 쓰이지 않는 분야가 무엇일까’가 중요한 질문이 될 것입니다.”
김대식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는 28일 경향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로운 AI의 학습 성과들을 소개하며, AI가 기존 산업의 구조를 바꾸고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고도 했다.
김 교수는 ‘4차 산업혁명’보다 ‘2차 기계혁명’이 더 의미 있는 변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전기의 시대로 불리는 2차 산업혁명을 합쳐 ‘1차 기계혁명’이라 할 수 있다”며 “3차 산업혁명을 이끈 정보기술(IT)과 4차 산업혁명을 이끌 AI가 함께 2차 기계혁명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그 예로 이미 자동차 업계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들었다. 120년간 바뀌지 않던 자동차 산업 구조가 자동차에 AI를 결합한 자율주행차의 등장 이후 IT 업계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는 것이다. 향후 AI가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 능력까지 갖추게 되면 우버나 카카오택시 같은 최신 서비스도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구글은 사용자가 인터넷에 올린 사진 등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가고 싶은 레스토랑을 분석해내고, 사용자에게 자동차를 보내 그 레스토랑으로 데려가게끔 할 수 있다”며 “구글은 사용자로부터는 데이터를, 레스토랑으로부터는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면 기존 운수사업 구조도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AI가 학습을 통해 ‘가짜 진실’을 만들 수 있다고도 김 교수는 주장했다. 일례도 선보였다. 무표정한 연예인의 사진을 ‘웃음’을 학습한 AI가 웃는 사진으로 변환하기도 하고, 얼룩말 사진을 입력하지 않았는데도 AI가 무늬 없는 말이 나오는 동영상을 얼룩말이 뛰노는 영상으로 바꿨다.
김 교수는 2017년과 마틴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붙이며 종교개혁을 시작한 1517년을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500여년 전 구텐베르크가 개발한 인쇄 기술이 95개조 반박문의 대량 인쇄와 전파를 가능케 해 종교개혁이 성공했다”면서 “1969년 인터넷이 처음 개발된 지 약 50년 만에 가짜 뉴스를 등에 업고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AI가 가짜 뉴스를 생산하게 된다면 종교개혁으로 촉발된 독일의 30년 전쟁 같은 사회변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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