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비디오 판독(VAR)덕에, 잃을 뻔했던 한국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 선취골이 되살아났다.
한국은 27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독일전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광저우 헝다)이 문전에서 침착하게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찬 슛으로 1-0으로 앞섰다.
김영권은 골망을 가른 뒤 오른쪽 코너를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린채 뛰었다. 그러나 기쁨을 만끽하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부심이 오프사이드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TV 중계화면에서는 독일 선수를 맞고 김영권에게 공이 전달되는 듯한 장면이 잡혔지만 마크 가이거 주심은 한동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주심은 손가락으로 크게 사각형을 그리며 VAR 확인을 알렸다. 경기장 출입구에 비치된 모니터를 잠시 바라본 가이거 주심은 독일의 골문으로 손을 가리키며 오프사이드 판정 취소와 한국의 득점을 선언했다. 주심의 판정을 기다리던 한국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한국의 선제골은 두번째골이 나온 결정적 계기가 됐다. 독일은 무승부로도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것을 간파한 듯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까지 골문을 비우고 그라운드 한가운데까지 나섰다. 그러나 노이어가 중앙선을 넘은 상황에서 한국은 주세종(아산)이 빈 독일 골문을 향해 길게 공을 올렸고, 손흥민이 끝까지 쫓아가 밀어 넣어 2-0 승리를 완성시켰다.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이번 대회에 도입된 VAR은 조별리그 내내 ‘뜨거운 감자’였다. 전적으로 주심이 VAR 판독을 결정하게 돼 있어, 서로 다른 경기에서 유사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VAR 판독을 할 때도, 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VAR이 축구 강국에게 유리하게 쓰이고 있다” “심판들이 실수를 가리기 위해 VAR을 이용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국도 지난 24일 멕시코전에서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당한 반칙이 인정받지 않고 실점을 허용하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에 ‘골과 연결된 반칙 장면에서 VAR 판독을 하지 않은 부분’을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의 투혼에 더불어, VAR이 골 장면을 잡아내면서 월드컵 최대 이변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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