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8·28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시사하는 의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이 최고 유력 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을 겨냥한 ‘비이재명’ 합종연횡으로 동시 공세에 나설지, 공세 수위를 조절하면서 각자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주력할지 주목된다.
박용진 의원은 27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중이냐”는 질문에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 당 혁신을 위한 방법으로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당대표’가 자주 거론된 만큼 97세대 일원인 박 의원이 당대표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에는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으로 분류되는 김민석 의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당과 국가를 위한 사명감으로 전당대회에서 제 소임의 깃발을 준비하겠다”면서 당권 도전을 시사했다.
다음달 중순 후보 등록을 앞두고 당권 주자들의 면면은 앞으로 더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당권 유력 주자인 이재명 의원을 포함해 홍영표·우원식 등 중진 의원들, 또다른 97세대인 강병원·강훈식·박주민 의원 등이 당대표 경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출마를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이 의원이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출마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관측이 많다. 때문에 경쟁 주자들은 경선 국면에서 이 의원을 주된 공격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 의원이 최근 제안한 ‘유류세 한시적 중단’과 ‘공매도 한시적 금지’를 두고 “전혀 민주당다운 의제가 아니다”라며 “부자우선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때리기’를 통해 존재감을 키우려는 경쟁 주자들의 시도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20대 대선 후보이자 6·1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민주당의 잇단 선거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여전히 높다. 이 의원이 경선에 나서면 경쟁 주자들은 이 의원의 책임론을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쟁 후보들이 ‘합종연횡’을 통해 ‘비이재명 전선’의 강도를 높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 의원에 대한 공격이 다수 당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번에 선출될 당대표가 22대 총선 공천권을 갖는 만큼, 이 의원에 대한 도를 넘는 공세가 자칫 공천 때의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비판의 수위를 높이기는 부담스럽다.
86세대를 포함한 중진 주자들은 ‘퇴진론’을 넘어서기 위해 정치 경험과 안정감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97세대는 ‘정치적 비전과 성과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넘어서고 정치적 체급을 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대위원장 시절 당내 개혁을 앞서 주장했던 박지현 전 위원장은 ‘친이재명’ 성향이라는 평가를 넘어 이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워가며 개혁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검·경이 이 의원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여권이 이에 대해 강공으로 나서면 당권 경쟁 구도는 변할 수 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검·경 수사를 통한 여권의 공세에 당내 경쟁 주자들이 동조해 이 의원을 공격한다면 8월 전당대회는 지난해 대선 경선보다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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