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끝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는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의 8월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가 화두였다. 비이재명계 당권주자들은 이 의원에게 동반 불출마를 압박했다. 이 의원은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 의원은 이날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워크숍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의 좋은 의견을 들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의원은 ‘전날 조별토론에서 불출마 요구가 나왔다’고 질문하자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어서 국민의 고통이 극심하다”며 “국민의 삶을 책임지는 정당으로서 경제위기 극복 방안이나 민생의 어려움 해결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 의원은 전날 조별토론 제비뽑기 결과 친문재인계 당권주자인 홍영표 의원과 같은 14조에 편성됐다. 홍 의원은 이 의원에게 “이 의원이 출마하면 나도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그러면 당의 단결과 통합은 어렵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내가 당 대표가 된들 상처만 많이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며 “여러 가지로 고민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조의 허영 의원이 “이 의원이 출마 여부를 빨리 결정해달라”고 요청하자, 이 의원은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친이낙연계 설훈 의원도 전날 비공개 전체토론에서 “나도 전당대회에 나가지 않을 테니 이 의원도 나가지 마시라”고 말했다. 설 의원은 지난 22일 국회 이재명의원실을 찾아가 이 의원에게 “5년 뒤 대통령이 목표라면, 대선·지방선거 패배 후 또 당 대표를 할 때 시선이 고울 수 없다”며 “대선에서는 당이 뭉쳐서 득표율을 올렸고 지방선거에서는 못 뭉쳤다. 이 의원이 전당대회 경선 출마하면 뭉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다수 의원들도 워크숍에서 책임 있는 인물들의 불출마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반적으로는 선거 패배 책임 있는 분들은 전당대회 출마하지 않는 게 맞지 않느냐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최근 재선의원들의 주요 당권 주자 불출마 요구 성명서 발표를 계기로 전당대회 불출마를 고심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워크숍 직후 취재진에게 “재선의원 48명 중 35명이 밝힌 의견을 무시하고 내 길 가겠다는 것이 과연 당에 도움되겠나”라며 “저도 당에서 책임 있는 한 사람으로서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워크숍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절박한 마음으로 헌신과 희생을 각오하고 있다. 재선의원 성명과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들을 바탕으로 여러분들과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친문재인계 전해철 의원에 이어 홍 의원도 불출마하면 이 의원을 향한 불출마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워크숍 말미에 결의문을 통해 “유능하고 겸손한 민생정당으로 다시 태어나겠다.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끊임없이 혁신하겠다”며 “민주당은 국민을 지키고, 국민과 함께하는 강력한 야당으로 거듭나겠다. 청년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그동안 미흡했던 노동자, 농민 등 다양한 계층과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결의문에서 “세계 경제는 최악의 물가 급등과 식량·에너지 대란,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후퇴 우려까지, 위기의 끝이 안 보이는 ‘퍼펙트 스톰’에 직면해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한가하다. 특단의 비상대책을 강구해야할 때 전 정부와 특정인사에 대한 먼지털이식 정치수사, 표적수사에 올인하고 있다”고 했다. 의원들은 “그러나 국민들은 아직까지 민주당에게 전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보내주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철저히 반성하면서, 뼈를 깎는 치열한 자기 혁신을 통해 신뢰를 다시 복원하고자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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