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과도한 임금 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킨다’는 발언에 대해 “물가 상승 원인을 고임금에 전가시키려 하는 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경제위기대응특별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추 장관의 발언을 이같이 지적했다. 특위 위원장인 김태년 의원은 추 부총리의 발언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어떻게 (고물가 국면에서) 임금 인상을 자제하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정부 당국자로서 해서는 안될 얘기”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서울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의실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 “최근 일부 정보기술(IT) 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높은 임금 인상 경향이 나타나면서 여타 산업·기업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이들의 임금 인상에 대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더욱 확대해 중소기업, 근로취약계층의 상대적 박탈감도 키운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 경영계에서는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달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이 발언에 대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요인 중 하나는 내수가 활성화되지 못한 것”이라며 “기업들의 수익률이 높아질 때 임금은 제자리였다. 가처분소득이 줄어들어 경제활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물가도 오르고 기름값도 오르고 다 오르는데, 고통은 임금노동자, 쉽게 말해 국민들이 감수하라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특위 위원인 이용우 의원은 “임금 상승분이 물가 상승에 전가되는 비율은 얼마 되지 않는다”며 “소득이 제한된 상태에서 임금이 줄어들면 노동자들이 힘들어지고 소비가 줄어들어 경제가 악순환에 빠진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런 국면일수록 소득을 어떻게 보전해 내수 감소를 보완할 것일까를 고민할 시점”이라며 “오히려 소득주도성장 같은 수단을 지금 써야한다”고 했다.
경제위기대응특위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김태년 의원은 “경제에 밝은 당내 의원들이 특위에 참여했지만, 상임위원회가 구성되면 경제관련 상임위 간사들도 합류하고 교수나 가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위원단도 구성할 것”이라며 “경제 현안과 관련해 수시로 정부정책에 대한 평가도 하고 민주당의 대안을 만들어서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현재 정부의 경제정책 대응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2008년 경제 위기 때만 해도 대통령이 수시로 물가대책회의를 개최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50일 정도가 지났는데 비상경제대책 하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2008년 경제위기 때의 MB(전직 대통령 이명박씨),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의 문재인 전 대통령처럼 대통령이 경제 컨트롤타워를 가동하고 수시로 물가대책회의를 열어야 한다”며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가 역전되는 상황을 대비해 외환시장 안정화를 위한 통화스와프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금리 인상에 따라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 및 취약계층 등 정책자금 이용자들의 부담이 클 수 있다”며 “주요 정책금융상품 금리를 동결하고 적극적인 2차 보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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