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선수들이 20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폴란드전에서 득점한 뒤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모스크바 | 타스연합뉴스

세네갈 선수들이 20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폴란드전에서 득점한 뒤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모스크바 | 타스연합뉴스

16년만에 돌아온 월드컵. 세네갈은 다시 돌풍을 재현할 수 있을까.

세네갈이 20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폴란드전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같은 조 최강자인 폴란드를 상대로 행운이 따른 승리를 거둬 조별리그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

월드컵 유럽 예선 득점 1위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를 앞세운 폴란드가 전반 더 높은 점유율(55%)을 가져갔다. 그러나 더 자주 골문을 두드린 것은 세네갈이었다. 세네갈은 슈팅 수가 5-2로 앞섰고, 그 끝에 더 가장 먼저 골문을 열었다.

전반 37분, 중앙선에서 몸싸움 끝에 공을 빼낸 세네갈 음바예 니앙(토리노)은 드리블 끝에 페널티 지역 부근에서 사디오 마네(리버풀)에게 패스했다. 공은 다시 이드리사 가나 게예(에버턴)에게 전달됐고, 게네는 한 번 볼을 건드린 뒤 폴란드 골문을 향해 낮고 빠르게 공을 찼다. 폴란드 골키퍼 보이지에흐 슈제츠니(유벤투스)는 골문 왼쪽으로 몸을 틀다가 굳었다. 폴란드 수비수 티아고 시오넥(스팔)의 몸을 맞고 방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레반도프스키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후반 4분에는 레반도프스키가 위력적인 프리킥 슈팅을 날렸다. 골문 오른쪽을 향해 날아든 공을 세네갈 골키퍼 카딤 은디아예(호로야 AC)가 겨우 쳐냈다. 양 팀 선수들이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경기 도중 여러 차례 포착됐다.

후반 15분, 그제고슈 크리호비악(웨스트브로미치)이 중앙선 부근에서 수비수와 골키퍼를 향해 높이 띄워 백패스를 했다. 이 때,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사이드라인 밖으로 나가있던 세네갈 니앙이 주심의 지시에 따라 중앙선 부근에서 경기에 투입됐다. 니앙은 크리호비악이 찬 공을 쫓아갔다. 슈제츠니가 공을 처리하기 위해 황급히 공을 향해 뛰어갔는데, 공은 슈제츠니를 지나 아무도 선 곳이 없는 골문 앞으로 향했다. 니앙이 끝까지 공을 따라가 골문 안으로 집어넣었다.

폴란드의 골은 후반 40분이 돼서야 터졌다. 센터서클에서 멀지 않은 지점에서 카밀 그로시츠키(헐시티)가 올린 프리킥을 상대 문전 앞에서 자리다툼하던 크리호비악이 헤딩골로 연결했다. 그러나 경기를 뒤집기에는 너무 늦었다. 첫 출전한 2002 한·일 월드컵 첫 경기에서 전 대회 우승팀 프랑스를 1-0으로 꺾었던 세네갈이, 16년만에 출전한 월드컵에서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2002년 첫 출전한 월드컵에서 8강의 주역이던 알리우 시세가 감독을 맡아 세네갈은 오랜만에 월드컵 티켓을 얻었다. 그리고 새로운 돌풍을 향한 첫 발을 기분좋게 뗐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