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상황에서 러시아에 입성했지만, 출발은 달랐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한국과 일본이 상반된 첫 경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국은 스웨덴을 상대로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한채 첫 경기를 내줬지만, 일본은 까다로운 상대인 남미의 콜롬비아를 상대로 수적 우위 끝에 첫 승을 기록했다.
일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위 콜롬비아를 상대로 어려운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19일 러시아 사란스크 몰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전반 6분 카가와 신지(도르트문트)가 페널티킥 선취골을 넣었고, 1-1로 맞선 후반 28분엔 오사코 유야(쾰른)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 결승골을 넣었다.
전반 3분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에스파뇰)가 일찌감치 퇴장을 당한 영향이 컸다. 산체스가 빠지면서 공격력에 비해 수비가 약한 콜롬비아의 수비는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미드필드의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일본은 이날 경기에서도 58%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슈팅수도 14-8로 크게 앞섰다. 전반 후안 퀸테로(리베르플라테)의 프리킥 골로 동점을 내줬지만, 후반 거듭 골문을 두드린 끝에 승기를 잡았다.
반면 한국은 전날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스웨덴전에서 고전 끝에 0-1 패배를 안았다. 스웨덴에게 15개의 슈팅을 허용하고도 페널티킥 한 골만 내준게 다행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선방이 빛났을뿐, 상대 진영에서는 위협적인 장면이 없었다. 슈팅수는 5개에 그쳤고, 유효슈팅은 0이었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성적엔 비슷한 점이 많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동반 원정 16강에 성공했고, 2006 독일·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모두 조별리그에서 짐을 쌌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도 양팀의 행보에는 비슷한 점이 있었다. 한국은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중인 지난해 7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고 신태용 감독을 임명했다. 일본은 그보다도 늦은 지난 4월, 월드컵 개막을 약 두달 앞둔 시점에서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하고 자국 감독인 니시노 아키라를 사령탑에 앉혔다.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감독 자리로 가게 돼 논란이 일었다.
한국도 월드컵 출정식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서 1-3으로 패해 다소 우울한 출국길에 올랐다. 월드컵 개막 직전 감독이 잘린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개막 직전 한국의 FIFA 랭킹은 57위, 일본은 61위. 나란히 조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은 독일(1위)-멕시코(15위)-스웨덴(24위)과 한 조에, 일본은 콜롬비아 외에도 폴란드(8위)-세네갈(27위)을 상대해야 했다.
그러나 일단 출발은 다르다. 일본은 월드컵에서 남미팀을 꺾은 최초의 아시아팀이 됐다. 이변이 계속되는 이번 월드컵에서 또다른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수적 우위’를 통한 승리라는 꼬리표가 붙을지 몰라도 어쨌든 승점 3점을 챙겼다. 폴란드전이 남아있지만, 제공권보다 스피드가 강한 콜롬비아를 꺾음으로서 세네갈전에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 반면 한국은 가장 해볼만한 상대라던 스웨덴전을 내줬다. 그리고, FIFA 랭킹 1위 독일을 만나기 앞서, 그 독일을 꺾었던 멕시코와 마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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