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불법행위를 눈감아 준 혐의로 경찰의 수사선상에 올랐던 서울시 전·현직 공무원이 잇달아 숨졌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일 오전 7시30분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인근 한강공원에서 서울시 퇴직공무원 정모씨(62)가 숨진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씨는 자신의 핸드폰에 ‘몸이 좋지 않다. 화장해서 한강에 뿌려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저장한 상태였다. 정씨는 평소 20년 가까이 지병을 앓아왔으며,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퇴직 전 서울시에서 버스 담당 업무를 맡았다. 그는 서울 송파구 소재 한 운수업체의 버스 불법개조 방조 사건 참고인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통보를 지난 1일 받았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해당 업체가 천연가스(CNG)·휘발유 겸용 버스를 불법 개조한 혐의에 대해 수사하다 단속권을 지닌 서울시 공무원들이 불법 행위 방조에 가담한 정황을 포착해 지난 3월31일 서울시의 4개과·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정씨를 불러 퇴직 전 문제의 운수업체에 특혜를 줬는지 파악하려 수사할 예정이었다.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서울시 공무원이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일은 9일 전에도 있었다. 지난달 24일 서울시 도시교통본부 팀장을 역임했던 공무원 ㄱ씨(51)가 경기 광명시 도덕산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ㄱ씨는 경기도의 한 시내버스업체 대표로부터 1억1000만원의 금품을 받고 ‘여의도로 가는 노선을 증차해 달라’는 부탁을 들은 혐의로 광진경찰서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불법개조 사건 조사를 위해 서울시청을 압수수색하던 중 ㄱ씨의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돈을 빌린 것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경찰은 ㄱ씨를 지난달 7일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보강 수사를 지시했고, ㄱ씨는 지난달 9일 이후 잠적해 외부와 연락을 끊은 상태였다. 정씨와 ㄱ씨의 혐의는 달랐지만 두 사람의 수사는 같은 팀장이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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