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브라질전 밀착마크 담당…BBC ‘맨 오브 더 매치’ 선정

브라질 축구대표팀 네이마르가 18일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스위스전에서 1-1로 경기가 끝나자 엎드린 채 땅을 치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스위스 미드필더 발론 베라미가 내려다보고 있다.  로스토프나도누 | EPA연합뉴스

브라질 축구대표팀 네이마르가 18일 러시아 월드컵 E조 조별리그 스위스전에서 1-1로 경기가 끝나자 엎드린 채 땅을 치며 아쉬워하는 모습을 스위스 미드필더 발론 베라미가 내려다보고 있다. 로스토프나도누 | EPA연합뉴스

스위스의 중앙 미드필더 발론 베라미(33·우디네세)에겐 18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E조 브라질전이 잊을 수 없는 경기였을 것이다. 베라미는 이날 선발 출전으로, 스위스 최초로 총 4차례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가 됐다. 출전 자체도 의미가 있었지만, 베라미는 이날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축구팬들의 시선이 브라질의 네이마르를 쫓으면, 그 옆에 항상 베라미가 붙어 있었다.

신체의 우위를 바탕으로 한 거친 수비로 네이마르는 스위스로부터 10번의 파울을 당했다. 전담 마크맨 베라미도 후반 23분 수비 도중 네이마르의 오른 발목을 걷어차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손해를 본 건 스위스가 아닌, 네이마르가 위축된 브라질이었다.

스위스는 우승 후보 브라질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를 1-1로 마무리하고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다. 베라미를 필두로 한 스위스의 수비가 네이마르로 대표되는 브라질의 공격을 무력화한 덕분이었다. 이날 경기의 공식적인 ‘맨 오브 더 매치’(MOM)는 선제골을 넣은 브라질의 필리페 쿠티뉴(바르셀로나)였지만, BBC는 베라미를 MOM으로 선정했다. 골닷컴 등 외신들은 베라미가 이날 후반 26분 교체돼 나가기 전까지 그라운드를 가장 열심히 누빈 선수라고 평가했다. 경기 도중 다리 부상을 입어 의료진의 치료를 받을 정도로 필사적이었다.

첫 월드컵이던 2006년 독일 대회까지만 하더라도 베라미는 코소보 내전을 피해 스위스로 이주한, 성장배경이 더 주목받는 젊은 선수였다. 이후 스위스와 이탈리아, 잉글랜드와 독일의 총 10개팀을 전전했고, 미드필더와 풀백 자리를 가리지 않고 주로 상대팀 경계대상 공격수를 마크했다.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 거친 ‘악역’을 자처하지만, 매 경기가 전쟁인 월드컵에서 그의 역할은 팀에 중요하다. 그리고 브라질전에서는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