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강경학. 한화이글스 제공

 

한화가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키움전 1회말 수비 도중 아쉬운 장면을 연출했다.

키움은 1회말 선두타자 서건창의 3루타에 이어 2안타와 볼넷 2개, 몸에 맞는 공을 묶어 3-0으로 앞섰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한화의 아쉬운 수비가 잇달아 벌어졌다.

한화 선발 김범수는 키움 8번 김혜성에게 투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김범수는 타구를 잡자마자 홈을 향해 던졌다. 주자 만루 상황에서 땅볼이 나와 3루주자는 무조건 홈으로 뛰어들어야 했고, 홈에서 포스아웃을 시킨 뒤 다른 주자도 잡아내 병살 처리도 가능했다. 그러나 김범수의 홈 송구는 포수의 머리 높이로 강하게 들어왔고, 한화 포수 지성준은 송구를 잡는 듯 하더니 뒤로 흘렸다. 그 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아 4-0이 됐다.

다음 타자 임지열 타석에서도 한화 내야진의 아쉬운 판단이 이어졌다. 임지열은 2루수 앞을 향하는 타구를 날렸다. 힘이 모자란 타구는 한화 2루수 정은원 앞에서 떨어졌고, 정은원은 타구를 잡아 2루 베이스로 다가선 유격수 강경학에게 송구했다. 2루심은 직선타가 아닌 땅볼 타구로 판정했다.

강경학은 송구를 받아 2루 베이스를 발로 밟았다. 이어 인플레이 이전 2루주자였던 박동원을 태그했다. 그러나 태그에 앞서 2루 베이스를 밟은 박동원은 세이프됐다. 한화 내야수들이 판정에 대해 묻는 사이 3루주자 김규민이 홈을 밟았다. 그렇게 키움은 1회부터 5-0 리드를 잡았다.

한용덕 한화 감독까지 심판진에게 상황을 물었고, 심판들은 마운드 근처에 모여 의논한 뒤 기존의 판정을 유지했다. 타구는 중계 화면상으로도 2루수 앞에서 바운드 된 땅볼이었고, 강경학이 2루를 밟으면서 선행 1루주자가 아웃됐다. 그러면서 선행 2루주자였던 박동원은 3루까지 진루할 의무가 없어졌고, 기존 베이스를 점유하면서 세이프가 됐다.

만약 같은 상황에서 강경학이 2루 베이스를 밟기 전 박동원을 먼저 태그하고, 그 후 2루 베이스를 밟았다면 더블플레이가 가능했다. 타구가 인플레이됐을 때 박동원은 2루를 떠나 3루로 향해야하는 상황이었고, 박동원을 아웃시킨 뒤에도 선행 1루주자는 2루까지 가야할 의무가 있어 포스아웃이 가능했다.

판정에 혼선이 빚어진 동안 한화 내야수들이 3루주자를 신경쓰지 못한 부분도 아쉬웠다. 땅볼인지 직선타인지 판단하지 못하고 3루로 귀루했던 주자 김규민은, 판정에 혼선이 벌어진 사이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도 홈을 밟았다.

고척|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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