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대사 발언 대단히 부적절” 지적

방중 민주당 의원들은 기자회견 열고

“싱 대사 관련 국민 우려 전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청래 최고위원을 비롯한 소속의원들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공개 비판한 후 여권에서 싱 대사 추방 주장까지 나오는 등 한·중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이 15일 문화교류 목적으로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이들은 “싱 대사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했다”면서도 “주한 중국대사 발언 한마디에 모든 외교적 교류가 끊겨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민주당 도종환·김철민·박정·유동수·김병주·민병덕·신현영 의원 등 7명은 이날 오전 중국 베이징으로 출국했다. 부단장 격인 박정 의원은 이날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전인대(전국인민대표대회)와 티베트 자치구에서 문화교류 확대를 위한 국회의원 방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 전인대 교육문화보건위원회 주임위원 면담, 문화교류 등을 통한 국제관계 증진 기관인 국제우호연락회 부회장 면담, 티베트 관광문화국제박람회 참석 등이 예정됐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 두 분이 참석하기로 했지만 당내 혹은 개인 사정으로 불가피하게 불참하게 됐다. 방중 일정 추진 당시에는 민주당만이 추진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싱 대사 건도 있는데 방중을 하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이 있는 것도 안다. 그러나 중국 대사 발언 한마디에 모든 외교적 교류가 끊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저희도 싱 대사 발언은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더 만나고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일정을 강행하게 됐음을 밝힌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방중 일정을 보면 알겠지만 정치적 만남은 거의 없다. 철저히 문화교류 차원에서 이뤄지는 방중”이라며 “혹시 대한민국 국격을 훼손하는 발언이 중국 측에서 제기된다면 저희는 단호하게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종환 의원은 “당에서 ‘상황이 이런 데 꼭 지금 가야 하느냐’는 우려를 표명했다”며 “(티베트) 국제박람회에 저희만 초청받은 것이 아니고 아시아의 또 다른 나라의 많은 정치 외교, 국제단체 관계자들이 초청돼 있어 가는 것이다. 지금 안 가면 박람회가 끝난 뒤에 가게 되기 때문이고, 싱하이밍과 연관 지어 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의원 5명은 이미 지난 12일부터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외교부와 싱크탱크인 국제문제연구원,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과의 간담회 등 일정을 진행했다.

홍익표 의원은 이날 귀국을 앞두고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싱 대사와 관련된 우려를 (중국 측에)전달했다. 국민 상당수가 불편하고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며 “공통적으로 한·중관계가 부정적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두 달 전부터 일정 협의를 시작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2주 전에 확정됐다. 싱 대사 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년 의원은 “도종환 의원 등이 중국에 들어오는 것은 어제 알았다. 이 대표가 (방중 전) 싱 대사와 만나는 것도 몰랐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 (민주당을) 이용하는 게 아니냐고들 하는데, 우리가 중국 측에 싱크탱크를 만나고 간담회하고 싶으니 조율해달라고 (중국 측에) 요청했다. 초청 형식으로 해야 행정적 부분이 원활하기 해결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연일 민주당 의원들의 방중을 비판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의원 5명이 중국을 방문하는 와중에 7명이 추가로 방중한다는데 외교참사를 넘어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 돈을 중국이 낸다고 한다”며 “이는 뇌물 외유가 아닐 수 없다. 중국 돈 받고 나라를 팔아먹는 짓 아니라고 할 수 있겠나”라고 공격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중국 대사와의 만찬을 국내 정치에 활용하려다가 외려 되치기 당한 꼴이 아닐 수 없다”면서 “뒤통수를 맞았다며 자기 무능을 고백한 민주당이 이번 중국 방문에서는 또 어떤 뒤통수를 맞고 돌아올지 한숨이 커질 뿐”이라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