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지난 14일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한덕수 총리의 답변태도에 대해 정우택 국회부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은 15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부적절한 답변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한 총리에 대한 경질 요구도 나왔다.

김성주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한 총리가 지난 12일 대정부질문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해 “음용 기준에 맞다면 마실 수 있다”고 답한 것을 두고 “명백히 총리가 잘못 답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그런데 국민의힘은 (관련된) 야당 의원의 질문이 잘못됐다고 한다. 정상적 질문에 비정상적 답변한 총리의 잘못을 지적해야지 왜 야당을 비난하냐”고 말했다.

김 부의장은 “총리의 이런 답변은 오염수를 방류하면 안된다는 입장이 아니라, 안전하면 방류해도 괜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라며 “한·일 정부 사이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면 합의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태는 심각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총리는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시겠다는 말을 취소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우 민주당 의원은 전날 한 총리가 대정부질문 도중 고민정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 것을 비판했다. 고 의원이 2010년 1월 청와대 홍보수석실이 국가정보원에 요청해 작성한 것으로 명시된 ‘방송사 지방선거기획단 구성 실태 및 고려사항’ 문건을 제시하며 한 총리에게 질문했다. 한 총리는 고 의원이 늦어도 48시간 전에 질문 요지를 상세히 적어야 한다는 국회법 조항과 달리 질문 요지를 적어주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답변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한 총리는 야당 의원들에게 “국회법 좀 보세요”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신해서 묻는 사람”이라며 “그 태도를 문제 삼는 것은 국민을 훈계하고 가르치겠다는 것이다. 오만하기 이를 데 없다”고 비판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전날 고 의원의) 답변 못 하냐는 질문에 ‘못하는 게 아니라 적절치 않은 질문을 하고 있다. 유감스럽고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 질문을 하고 계시는 것’이라며 끝내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며 “국정운영을 점검하고 문제에 대해 정부가 답변하는 대정부질문이 한 총리에게는 고작 오픈북 시험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냐”고 말했다. 윤 의원은 “무능과 독선,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윤석열 정부의 민낯을 한 총리 본인이 드러낸 것”이라며 “한 총리와 윤석열 정부는 국민 앞에 즉각 사과하고 반성하시길 강력히 촉구한다. 한 총리의 경질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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