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4일][타보니] ‘비즈니스석이 고속버스 안에?’··· 프리미엄 고속버스, 요금은

입력 : 2016.06.14 16:00:00 수정 : 2016.06.15 09:43:23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프리미엄 고속버스 ‘유니버스’의 내부 | 국토교통부 제공

‘항공기 비즈니스석이 고속버스에 그대로 들어왔다.’ 14일 국토교통부가 정부세종청사에서 연 시승 행사에서 처음 본 프리미엄 고속버스는 실제로 항공기 비즈니스석을 고속버스 각 좌석으로 옮겨놓은 모습을 띄었다. 국토부는 오는 9월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노선 투입을 앞두고 현대자동차의 ‘유니버스’, 기아자동차의 ‘뉴 그랜버드 프리미엄 골드 익스프레스’(이하 뉴 그랜버드)를 1대씩 이날 선보였다.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좌석은 비즈니스석처럼 각 좌석이 칸막이로 구분됐다. 등받이를 최대 165도까지 젖혀 누운 채로 갈 수 있지만 우등버스처럼 뒷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 신경쓰지 않아도 됐다. 발 받침대가 별도로 있다는 점도 우등 고속버스와의 차이점이었다. 좌석수는 우등 고속버스의 28석보다 7석이 적은 총 21석이었다.

기아자동차가 제작한 프리미엄 고속버스 ‘뉴 그랜버드 프리미엄 골드 익스프레스’의 내부 | 윤승민 기자

각 좌석 앞에는 태블릿 PC 크기의 모니터가 달려 있었다. 스마트 미러링 기능을 통해 승객이 스마트폰에 저장한 영상을 모니터로 볼 수도 있다.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한 USB 단자와 컵 홀더도 좌석마다 비치됐다. 모니터에는 ‘화장실’ 버튼도 있었다. 볼일이 급한 승객이 버튼을 누르면 기사가 확인하고 운행 중 가까운 휴게소 등에 들를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기능이 추가돼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판매 가격은 우등 고속버스(1억9000만원)보다 비싼 2억5000만~2억7000만원 선이다.

기아 ‘뉴 그랜버드 프리미엄 골드 익스프레스’의 좌석 모니터와 컵 홀더. | 윤승민 기자

현대 ‘유니버스’의 좌석 모니터와 컵 홀더(왼쪽)와 선반(아래쪽). 컵 홀더에 걸린 헤드셋은 시승 행사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개통 후 승객들은 별도의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마련해야 한다. | 윤승민 기자

시승행사에서 선 보인 두 차량은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 현대 유니버스는 각 좌석 사이에 커튼을 설치했으나 기아 뉴 그랜버드에는 없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창가 승객들이 커튼을 치면 가운데 자리 승객이 창밖을 볼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며 “좌석별 칸막이가 누운 승객의 시선을 차단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고 봤다”고 말했다. 유니버스는 상대적으로 푹신한 재질로 좌석을 만들었다. 뉴 그랜버드는 상대적으로 좌석 간 앞뒤 간격과 중앙 통로가 넓었다. 반면 유니버스는 덩치가 큰 승객이 중앙 통로를 통과하기에는 다소 불편해보였다. 스마트폰 무선충전 기능은 뉴 그랜버드에서만 볼 수 있었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2차관(왼쪽)이 14일 열린 프리미엄 고속버스 시승 행사에 참석해 현대 ‘유니버스’에 탑승해 커튼을 치고 독서등을 켠 채 유니버스 홍보 책자를 읽고 있다. | 국토교통부 제공

탑승 후 차량이 움직이고 속도를 내자 좌석 앞 모니터가 흔들리는게 눈에 보였다. 비즈니스석만큼의 개인 공간은 확보됐지만 승차감은 기존 우등 고속버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 했다. 항공기처럼 좌석마다 달린 선반이 프리미엄 버스의 장점이었지만, 종이에 글씨를 쓰려니 펜이 조금씩 흔들려 어려웠다. 선반은 조금 큰 노트북을 올려놓으면 거의 가득 찰 정도였다.

현대 ‘유니버스’의 선반은 노트북을 올려놓으면 휴대폰 등 다른 물건을 올려놓을 공간이 없다. | 윤승민 기자

기아 ‘뉴 그랜버드 프리미엄 골드 익스프레스’는 양 옆에 공간이 남아 있지만 노트북 자판의 절반 정도는 선반을 벗어나게 돼 있다. | 윤승민 기자

차양막이 커서 앞뒷자리 승객이 불편을 겪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차양막 크기가 앞 뒤 두 자리 정도를 동시에 덮도록 돼 있는데, 앞 사람이 차양을 치길 원하고 뒷 사람이 열길 원한다면 서로 불편을 느낄 법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차양막은 고속버스 운수업계나 조합이 요청해 달게된 것인데, 불편하다는 지적이 있으면 이를 반영해 수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프리미엄 고속버스 시승 행사에서 설치된 각 버스의 차양막은 너비가 넓어 앞 뒤 두 자리를 동시에 덮게 돼 있다. | 윤승민 기자

프리미엄 고속버스의 요금은 우동 고속버스보다 30%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다. 오는 9월 운행을 시작할 서울~광주 노선 요금은 3만3900원(우등 2만6100원), 서울~부산은 4만4400원(우등 3만4200원)이다. 이는 KTX 요금(용산~광주송정 4만7100원, 서울~부산 5만9800원)보다는 싸다. 기아차는 15대, 현대차는 12대 등 총 27대를 노선 투입 전까지 제작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서울~광주 노선에는 1일 15대, 서울~부산에는 12대를 투입한 뒤, 수요에 따라 내년에는 투입 대수와 투입 노선을 늘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