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3일]월 50만원 박봉마저 체불한 유명 디자이너

ㆍ디자이너들, 노동부에 ‘돈한’ 브랜드 한동우씨 상대 고소
ㆍ3개월 일해도 한 달치만…한씨 “회사 어려워, 변제 계획”

‘돈한’ 브랜드로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 한동우씨(38·사진)의 회사에서 일했던 젊은 디자이너들이 한씨를 임금체불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50만원 월급을 수차례 지급하지 않았고 지급 요청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내용으로 노동부는 즉각 한씨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한씨는 “회사 사정이 어려웠고, 변제계획도 잡혀 있다”고 반박했다.

한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서 지난 1~4월 근무했던 디자이너 ㄱ씨(24)는 13일 “한씨 회사에서 3개월여간 월급 5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근무했지만, 한 달치 월급인 50만원밖에 받지 못했다”며 한씨를 노동부에 고소했다. ㄱ씨 외에도 한씨 밑에서 일했던 디자이너들 중 올해에만 5명이 임금체불에 대해 노동부에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는 지난 1월 동료 1명과 함께 한씨 회사에 입사했다. 근로계약서상 월급은 50만원에 불과했지만 경력을 쌓기 위해 조건을 받아들였다. 지난 3월 1명이 더 들어와 회사 직원은 한씨를 빼면 ㄱ씨 등 3명이 전부였다. 그러나 ㄱ씨는 “임금을 많이 줄 수 없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회사 사정이 어렵다는 언급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입사 후 지난 3월 말 열린 서울패션위크 패션쇼 준비에 나섰다. 서울시가 매년 2차례 여는 서울패션위크는 올봄 행사에만 46개 디자이너 브랜드가 참여한 국내 유명 패션 비즈니스 행사다. 한씨와 직원들은 주말에도 일했다고 ㄱ씨는 주장했다.

패션쇼는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디자이너들은 월급을 제때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한씨를 대신해 사비로 거래처에 거래대금 일부를 냈지만 이도 아직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결국 ㄱ씨 등은 박봉마저도 받지 못해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며 지난 4월 중순 회사를 그만뒀다.

이후에도 이들은 한씨에게 받지 못한 월급과 거래처에 대신 치른 돈을 달라며 함께 사용하던 모바일 메신저 단체 채팅방에 글을 남겼다. 그러나 한씨는 일주일이 지나서야 ‘기다리라’는 취지의 내용의 글을 남겼다. 급기야 지난달 말 ㄱ씨가 재차 체불임금을 달라고 요청하자 한씨는 다시 8일 뒤 ‘기다리면 주겠다’는 취지의 답만 남기고는 채팅방에서 퇴장했다.

이즈음 한씨의 회사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클럽에서 패션쇼 뒤풀이 형식의 파티를 열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연예인 및 모델들과 함께 한씨가 클럽에서 술을 마시는 사진들이 공개됐다. ㄱ씨는 “패션쇼 뒤 파티가 의례적인 자리라고는 하지만 월급 줄 돈도 없는데 파티는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씨의 임금체불에 대해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했던 디자이너들은 형사처벌을 원한다며 고소로 전환했다. 한씨 회사를 관할하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강남지청은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한씨는 “모두 3개월 인턴 급여 50만원이라고 동의했기 때문에 근로계약서도 작성했다. 회사가 어렵다는 상황을 모두 아는 가운데 일을 했다”며 “파티는 전액 지원받아 진행했기 때문에 회삿돈이 들어가지 않았고, 월급과 거래대금은 변제할 계획이 잡혀 있다”고 반박했다. ㄱ씨는 “회사가 어려웠다면 수백만원의 비용이 드는 패션쇼를 열지 말고 직원들도 뽑지 말아야 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