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10일 대전 한화 3연전을 1승2패로 마무리한 SK는, 지난 12일 KIA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마저 내줬다. 그 과정에서 28이닝 동안 7점을 내는데 그쳤다. 올 시즌 KIA전 5연패, 광주 4연패에 빠졌다.
SK는 변화를 택했다. 경기 전부터 변화가 시작됐다. 올 시즌을 대부분 2군에서 보낸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과 1루수 박정권을 1군 엔트리에 올렸다. 팀의 수장 트레이 힐만 감독은 시즌 내내 길러오던 수염을 깨끗이 밀어버렸다. 김강민은 8번·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 변화가 통했을까. SK가 연패를 끊고 KIA를 물리쳤다. SK는 13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IA전에서 홈런 2방을 앞세워 5-4 승리를 거뒀다.
SK의 변화는 경기가 시작된 뒤에도 눈에 띄었다. 1회초 선두타자 노수광이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2번 김성현이 바로 보내기번트를 댔다. 희생번트보다 강공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빅볼’ 스타일의 야구가 대세가 됐고 SK도 이를 따르는 편이었는데, 선취점을 내기 위한 보내기 번트를 1회부터 썼다.
그러자 제이미 로맥이 바로 포문을 열었다. 1회말 1사 2루에서 풀카운트 접전을 벌이더니,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에 살짝 걸친 양현종의 8구째 시속 134㎞ 체인지업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KBO리그 통산 3만호 홈런 손맛을 본지 사흘만에 시즌 22호 투런 홈런을 날렸다.
KIA는 금방 추격에 나섰다. 2회말 볼넷과 안타, 몸에 맞는 공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김민식이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SK는 다시 뛰는 야구에 이은 ‘큰 것 한 방’으로 도망갔다. 3회초 2사 1루에서 1루주자 최정이 허를 찌르는 2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후 이재원이 볼넷을 골라 2사 1·2루를 만들었다. 이번엔 김동엽이 좌측 담장을 넘겼다. 양현종의 초구 144㎞속구가 가운데로 몰리자 주저없이 배트가 돌았다. 순식간에 5-2가 됐다.
KIA는 최고구속 154㎞의 직구·151㎞의 커터를 앞세운 SK 선발 메릴 켈리에 고전했다. 켈리가 마운드에 선 6회까지 안타는 2개밖에 뽑아내지 못했다. 6회말 볼넷과 상대실책을 묶어 만든 1사 1·3루에서 김주찬이 중견수 희생 뜬공으로 1점을 더 낼 수 있을 정도였다.
KIA의 추격은 켈리가 내려간 7회말 재개됐다. 2사 후 로저 버나디나가 SK 서진용을 상대했다. 볼카운트 2-1에서 던진 4구째 시속 144㎞ 속구는 버나디나의 스윙궤적과 제대로 맞아들었다.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05m 홈런으로 KIA는 5-4 한 점차로 추격했다.
추격은 9회에도 계속됐다. 선두타자 최원준과 대타 박준태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2루, SK 마무리 신재웅을 상대로 타석엔 전타석 홈런을 친 버나디나가 들어왔다. 발 빠른 주자 2명이 있어 장타가 역전으로 연결될 수 있는 상황. 그러나 허를 찌른 볼배합으로 서진용은 버나디나를 4구만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이명기의 내야안타로 2사 만루가 됐다. 타석엔 ‘4할 타자’ 안치홍이 섰다. 안치홍의 타구가 파울폴대 옆을 지나는 대형 파울 홈런이 되자 관중들의 환호성과 탄식이 교차됐다. 파울 3개 이후 4번째 공을 우측 외야로 띄웠지만, 우익수 노수광의 글러브에 공이 들어가며 경기는 그대로 끝이났다.
켈리는 6이닝 3실점(2자책)으로 시즌 6번째 승리를 거뒀다. 마무리 신재웅은 9회말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시즌 3번째 세이브를 거뒀다. 이날 마산에서 NC에 패한 LG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리는 데도 성공했다. 버나디나는 2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에 성공했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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