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화 이성열과 제라드 호잉, 김회성.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올 시즌 개막과 동시에 삐걱거렸던 한화의 토종 선발진은 이제 자리를 잡았다. 포크볼을 주무기로 활용하면서 시속 130㎞대의 느린 구속으로도 공격적인 피칭을 이어가는 장민재를 필두로 묵직하고 다양한 공을 뿌리는 우완 김민우, 제구력은 불안하지만 시속 150㎞대 속구가 위력적인 좌완 김범수가 제 자리를 찾았다.
외인 선발들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왼손 채드벨은 10일 현재 투구이닝 리그 4위(88이닝)에 오르는 한편 팀 내 선발진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3.38)을 기록하고 있다. 피안타는 적은 편이 아니지만 실점을 막는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이고 있다. 오른손 워윅 서폴드는 4승6패, 평균자책 4.01이라는 성적이 돋보이진 않지만, 삼성전 2경기만 빼면 평균자책이 2.38까지 떨어진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7이닝씩 던지는 동안 자책점은 2점 이상 내주지 않으며 2승(1패)을 따냈다.
한화는 지난달 22일 대구 삼성전부터 지난 9일 대전 LG전까지 17경기 연속 선발투수들이 5이닝 이상 투구하는 데 성공했다. 11일 대전 두산전에서 선발 김범수가 4.2이닝 동안 103구를 던지고 주자 만루를 허용한 뒤 강판되면서 기록이 깨졌다. 5이닝 투구는 ‘퀄리티스타트’ 자격에는 부합하지 못하지만, 지난해 불안했던 한화 선발진을 떠올려보면 이는 상전벽해다.
이 기간 장민재, 채드벨뿐 아니라 김민우도 한차례 8이닝 경기를 치렀다. 지난달 31일 문학 SK전 8이닝 2실점 완투패했다. 김민우가 자신의 최다이닝 경기를 한 번 했다는 것보다, 최근 5번의 등판에서 모두 5이닝을 넘게 던졌다는 점이 더 고무적이다. 8이닝 투구 이후 등판이던 지난 6일 울산 롯데전에서도 6이닝 동안 볼넷 하나만 내주고 5삼진 2실점으로 잘 던지며 후유증 우려까지 날렸다. 김범수도 11일 두산전 직전까지 4경기 연속 5이닝을 넘겼다. 6이닝을 넘긴 적은 없으나 시즌 개막 때까지만 해도 불펜요원으로 분류됐던 것에 비하면 분명히 발전했다.
그러나 이 기간 한화는 별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선발투수들이 5이닝 이상 버틴 최근 17경기에서 6승11패에 그쳤다. 한 점도 못낸 적은 없으나 1득점 경기가 5번, 2득점 경기가 5번이었다. 6점을 뽑은 경기가 딱 2번 있었고, 그보다 많은 점수를 낸 경기는 없었다.
이 기간 팀타율이 0.233에 그쳤고 출루율마저 3할에 못미쳤다.(0.299) 더욱 심각한 건 득점권에서 0.172까지 내려간 타율이었다. 김태균(0.320)과 최재훈(0.301)이 가까스로 시즌 타율 3할을 넘겼지만, 제라드 호잉(0.261), 송광민(0.254), 이성열(0.227) 등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 할 타자들이 줄줄이 부진에 빠졌다. 3할 넘는 타율을 자랑하던 정은원의 페이스도 다소 처졌다.
선발이 어느 정도 이닝을 끌고가도 타선이 터지질 않아 큰 점수차 리드를 잡기 어렵다. 그러다보니 쓸만한 불펜 투수들의 투입 빈도도 잦아지고, 이는 불펜진의 부하로 연결된다. 그렇게 한화는 패배를 당하는 과정에서도 불펜진의 소모를 줄일 수 없었다.
선발 5이닝 이상 투구 행진이 멈춘 것과 다르게, 한화는 11일 대전 두산전에서도 4점을 내는 데 그쳤다. 8회말 터진 김태균의 투런 홈런이 아니었다면 9회까지 어려운 승부를 벌일 뻔했다. 한화는 주축 타자들이 오랜만에 홈런 등 장타를 터뜨려도 다음 경기에서 침묵하는 등 쉽게 타격감을 반등시키지 못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활이 여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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