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쇄신 기자회견을 주도했던 양소영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장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실 인사가 만난 것을 두고 뒷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만남이 걱정과 위로 차원에서 이뤄진 자리라고 해명했지만 당 쇄신을 요구한 청년 정치인을 대표실 사람이 만났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동학 전 민주당 최고위원은 30일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 공직자의 윤리규범을 바로 세우라,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혁신에 나서라.’ 이 주장이 왜 반명(반이재명)으로 밀려나야 될 일이냐”며 “민주당 대표실에서 이런 식의 대화가 있었다는 것도, 언론에 알려지게 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글을 올렸다. 당 대표실 인사가 양소영 위원장과 지난 25일 면담하며 ‘비명계 편에 선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JTBC의 전날 보도를 거론한 것이다.
민주당은 해당 보도가 나온 직후 “평소 양 위원장을 알고 지내던 당 대표실 관계자가 지난 25일 오후 2시20~40분 (국회) 본청 내 사무공간에서 대학생위 관련 당원 청원, 일부 시·도당 대학생위원장 명의도용 성명서 발표 등 보도를 보고 양 위원장에 대한 걱정으로 개인적인 만남을 청한 것”이라며 “이 관계자는 양 위원장에게 ‘당원들이 오해해서 고초를 겪고 있으니 잘 대처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위로했다”고 해명했다.
양 위원장은 지난 12일 민주당 전국대학생위원회 및 시·도당 대학생위원회 명의로 당 쇄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 강성 지지자들의 비판을 듣고 있었다. 이날 민주당 국민응답센터에는 양 위원장 및 전국 시·도당 대학생위원장 직위 해제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강성 지지자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양 위원장이 일부 시·도당 대학생위원장의 명의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 대학생·청년 권리당원 512명은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양 위원장은 기자회견 강행 과정에서 발생한 명의도용 문제에 대해 윤리위원회에 자진 출석하여 소명하고, 당원의 의사를 무시한 데 대해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대표실 관계자와 양 위원장이 “평소 어려운 일이 생기면 서로 소통하던 사이였다”며 당 차원의 압박이 아니었다고 강조했지만 당내 시선은 곱지 않다.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SNS에서 “젊은 세대가 가진 정의 관념을 통째로 반명으로 몰아붙인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일”이라고 밝혔다.
양 위원장과 대표실 관계자의 만남이 있던 지난 25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강성 지지자의 공격적 행위를 비판하는 결의문이 채택되지 않았던 상황도 회자되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총 결의로 할까요’라고 의견을 물었는데, 의원들은 찬동하는 그런 분위기였는데 이재명 대표가 ‘통일도 되지 않았는데 그냥 연명한 의원들끼리 발표하시는 거로 하는 게 맞지 않느냐’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가 강성 지지자들의 ‘팬덤정치’를 적극적으로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부 공격성 팬덤에 끌려다니면 당은 그야말로 패배의 수로에 갇히는 것”이라며 “그걸 위해서 당 대표도 좀 분명한 의지를 계속해서 보여주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지자가) 개인적으로 주장이 과해서 폭력적인 행동으로 발현할 수 있다. 그런 걸 (이 대표가) 막아줘야 한다”며 “‘그게 민주당의 길이 아니다, 하지 말아야 한다’고 계속 얘기해야 한다. 의도적으로 반복하는 당원이면 징계를 해야 하고 당원이 아니면 고발해야 하는데 이 조치를 안 취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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