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30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사옥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과거 부적절한 발언이 야당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김 내정자가 의정활동 중 했던 거친 발언들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김 내정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장관님 교체설 나온다”거나 “청와대에 야단맞고 퇴짜” 같은 정제되지 않은 발언들을 자주 했다. 김 내정자는 30일 “야당 의원으로 정부를 비판한 의정활동이 부메랑이 됐다”며 억울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20대 국회에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김 내정자는 2019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건망증이 치매의 초기증상으로 나타날 수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건망증을 복지부 장관이 챙겨야 된다”고 말해 당시 여당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아동수당은 “퍼주기식 묻지마 복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한 문재인 케어는 “묻지마 아이돈케어”, 치매국가책임제는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표현했다.

김 내정자의 ‘튀는’ 발언은 이뿐이 아니다. 그는 2019년 3월 상임위 회의에서 문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건강보험 급여 사용 내역, 건보료 부과 및 납부 현황, 체납 여부 등을 건강보험공단에 요구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해외 이주 중인 문씨가 2018년 10월 서울 강남구 병원에 입원해 건보 혜택을 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공세를 펴던 때다. 이에 당시 여당 의원이 “시민권·영주권을 취득한게 아니라면 입국시 건보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제기는 제재해야 한다”고 하자, 김 내정자는 “자료요구에 대해 상대당 의원이 평하는 건 맞지 않다”고 받아쳤다.

김 내정자는 박능후 당시 복지부 장관을 향해서도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2019년 1월에는 박 장관에게 “작년 11월7일 대통령에게 국민연금 개편안 보고했다가 퇴짜를 맞으셨지요”라며 “청와대에 보고하고 야단맞고 난 다음부터는 (연금개혁 내용이) 또 달라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7월 회의에서는 박 장관에게 문재인 케어 보장률 등에 대해 질의하다 “지금 장관님 교체설이 나오고 있거든요, 다시 못 뵐 수 있는 상황에서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이야기하라)”고 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전파되던 2020년 3월 회의에서 김 내정자는 박 장관이 과거 ‘수도권 (코로나19 방역) 대책은 비교적 잘 돼 있다’고 한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절반의 궤변으로 장관님이 그것(방역 실패)을 무마시키고 있다”고 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사옥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 국회의원으로 정부를 비판·견제한 의정활동 내용이 부메랑이 돼 제 후보자 자격 관련 문제를 삼고 있다”며 “부적절한 표현이 있다면 충분히 설명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당시 발언들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태도·생각과, 행정부처에서 종합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사회를 이끌어 나가면서 국민의 행복과 국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해야 하는 위치는 다르다”고 말했다.

Posted by 윤승민